매일신문

[건강플러스] 손발바닥 농포증 건선

건선의 대표적 동반질환 '손발바닥 농포증 건선'
방치하면 증상 악화, 재발 '악순환 고리'
생물학적 제제, 면역세포 활성 억제 등 중증도 건선에 효과

김성애 계명대 동산병원 피부과 교수
김성애 계명대 동산병원 피부과 교수

건선은 피부에 하얀 각질세포가 덮인 붉은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인 질환이다. 주로 팔꿈치, 무릎, 두피와 같이 피부에 병변이 드러나기 때문에 두드러기, 습진, 기타 피부염과 쉽게 혼동될 수 있다. 하지만 건선은 단순 일시적 피부질환이 아니므로 정확한 치료를 장기간 받아야 한다.

이는 건선이 면역체계의 문제에 따라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전신질환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 중 T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될 때 분비되는 면역물질로 인해 피부 각질 형성세포가 과다하게 증식되면서 건선이 발병하게 된다.

◆면역세포 불균형으로 발생, 동반 질환 가능성

건선은 면역체계의 균형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들은 평생에 걸쳐 증상의 악화(재발)와 호전을 반복해서 경험하게 된다. 게다가 염증의 원인이 되는 면역물질들이 몸속을 순환하게 되면서, 피부 표면에 병변이 나타나는 판상 건선 외에도 전신에 걸쳐 동반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건선 환자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동반 질환은 건선성 관절염, 손발바닥 농포증, 심혈관계 질환, 당뇨, 비만 등이 있다. 건선 환자 중 약 10%가 건선성 관절염을 경험하며, 비만 발생 위험은 일반인 대비 무려 81%가 높고,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은 53%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선성 관절염은 장기간 방치할수록 관절이 영구적으로 변형되거나 통증이 만성화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심장혈관에 영향을 주게 되면 혈관벽에 자극을 주어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한편, 건선의 동반 질환 중에서도 손발바닥 농포증은 건선 환자들에게 쉽게 나타날 수 있지만 쉽게 치료되지 않고 재발하는 대표적인 동반 질환이다.

◆손발바닥에 물집, 방치하면 악순환

건선 환자들에게 나타나는 손발바닥 농포증(palmoplantar pustulosis)은 손바닥이나 발바닥에 무균성 농포(고름이 동반된 물집)와 함께 붉은색 반점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손톱이 피부에서 분리되어 들뜨거나 움푹 파이기도 한다.

김성애 계명대 동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중증 건선 환자 10명 중 1명꼴로 손발바닥 농포증을 겪는데, 많은 환자가 손발바닥 농포증 증상을 습진으로 오인하고 적합하지 않은 연고제를 사용했다가 증상이 악화되거나 병변이 번져 더욱 고생하게 된다"며 "따라서 손발바닥 농포증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있다면, 중증으로 발전되기 전에 피부과 전문의의 관찰과 조직검사 등을 통해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들이 손과 발을 사용할 때 고름이 나오면 그것이 무균성이라도 생활에 큰 불편을 겪게 된다. 또한 고름이 터진 부위에 상처가 나면 2차 감염이 나타날 수도 있다. 피부의 각질이 점차 두꺼워지고 갈라지기까지 하면 심한 가려움증과 통증도 따른다. 증상이 심해지면 손과 발을 사용하기 어려울 수 있고, 환자들의 스트레스도 심화돼 면역기능이 약해져, 증상이 악화되고 재발의 악순환 고리를 타게 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이 밖에도 손발바닥 농포증 환자들은 건선의 다른 동반 질환(건선성 관절염, 심혈관질환, 대사증후군, 갑상선 이상,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섭식장애, 불안장애)을 경험할 가능성도 더 높다"고 강조했다.

◆생물학적 제제로 손발바닥 농포증 등 건선 치료

건선과 손발바닥 농포증 모두 질환의 발생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예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을 피하고 장기적으로 증상을 관리해 나가야 한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흡연, 과음, 감염(감기 등)을 피해서 면역체계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건선 치료를 위해 외용제를 통한 국소치료, 광선치료, 전신적 약물치료법, 생물학적 제제 치료법이 사용되고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면역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데, 중증도의 건선 증상의 완화 효과를 입증했으며, 투약과 관리가 간편해 점차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들이 국내에도 도입됐으며, 이로 인해 건선뿐 아니라 손발바닥 농포증까지 치료와 관리가 가능해졌다.

생물학적 제제 중 건선 발병의 주요 원인인 '인터루킨 23'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완전 인간 단일클론항체 치료제는 중증도-중증의 성인 손발바닥 농포증 치료에도 사용 가능할 뿐 아니라, 건강보험도 적용받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중증 건선과 손발바닥 농포증이 정확한 치료를 장기간 받아야 하는 만성적 질환인 만큼 가까운 건선 전문의를 찾아 꾸준한 관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건선에 대한 오해와 진실

건선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지만 질환에 대한 인지도는 다소 낮은 편이다. 대한건선학회 자료에 따르면 건선은 병변 형태 때문에 오해를 받지만,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성 질환이 아니다. 또한 치료 및 증상 완화를 위해 쑥, 창포잎, 온천 및 목욕 등 자의적인 판단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사용할 경우 증상의 악화 및 간 독성과 같은 부작용이 유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도움말 김성애 계명대 동산병원 피부과 교수

가려움.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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