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시장 출마' 홍준표 묵묵부답에 수성구을 보선 '안갯속'

4월 사퇴 시 지방선거와 함께 보궐선거
5월로 늦어지면 보선 내년 4월로 밀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두산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두산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구을)의 지역구 보궐선거 판세가 안갯속에 빠졌다. 홍 의원이 의원직 사퇴 시점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서 선거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까지 생겼기 때문이다.

21일 선관위 등에 따르면, 홍 의원은 대구시장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30일 전인 5월 2일까지는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이 경우 보궐선거가 열리는데, 홍 의원의 사퇴 시점에 따라 보선을 치르는 날짜도 달라진다. 6·1 지방선거와 같은 날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하려면 현직자(홍 의원)가 4월 30일까지는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홍 의원의 사퇴 시점이 5월 1일 이후로 미뤄지게 된다면 보선은 내년 4월로 미뤄진다. 하루이틀 차이로 보선 시점이 갈리는 셈이다. 그동안의 대구 국회의원 1석의 공석은 불가피해 진다.

문제는 홍 의원이 시장 출마를 선언하고도 의원직 사퇴에 대해서는 아직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퇴 시점은 물론, 사퇴 여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당장 보궐선거 출마를 노리는 인사들은 발만 동동 구르는 분위기다.

홍 의원이 4월에 사퇴한다면 당장 6월 1일에 보궐선거가 열리는데, 이 경우 선거를 준비할 시간이 한 달 남짓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미리 선거를 준비하자니 사퇴 시점이 5월로 늦어진다면 애써 해둔 준비는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내년 4월까지 다시 보선을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된다. 홍 의원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게 신세로 전락한 셈이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이진훈 수성구청장과 정순천 전 대구시의원, 정상환 국민의힘 법률자문위 부위원장, 권세호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 등이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상식 수성구을 지역위원장과 강민구 시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열린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도건우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열린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도건우 후보의 출정식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때문에 지역 정치권에선 홍 의원이 시장 출마로 마음을 굳힌 만큼 빠른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홍 의원의 늦은 사퇴로 보선이 미뤄질 경우 172석 거대 야당에 맞서야 하는 국민의힘이 내년 4월까지 1석을 상실한 채로 정국에 임해야 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 수성구을 유권자들은 1년 가까이 지역구 국회의원을 공석으로 둬야 하는 탓에 지역 민원이나 숙원사업 해결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같은 여론에도 홍 의원은 최근 "보궐선거는 만들지 않겠다"는 의중을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4월에 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정치권 일각에서 거센 비판이 나온다.

이상식 민주당 수성구을 지역위원장은 "어른이라면 자기 것을 내려놓고 길을 터주며 앞날을 모색해야지, 후배들이 갈 길을 다 막아놓고 무엇을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며 "보험을 다 들어놓고 혼자 실속과 욕심을 차리겠다는 심산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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