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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대구 수성구청장…홍준표 시장 출마가 미칠 여파는?

국민의힘, 공직자 출신 김대권 vs 정치인 출신 경쟁
민주당, 경쟁력 갖춘 '김부겸 키즈' 출전시켜 '맞불'

(시계방향) 김대권, 정순천, 전경원, 강민구, 김희섭, 김경동 順
(시계방향) 김대권, 정순천, 전경원, 강민구, 김희섭, 김경동 順
대구 수성구청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 수성구청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국회의원에 당선된 2016년 이후 대구에서 정치 지형이 가장 크게 변한 곳이다.

우선 보수 일변도인 대구 내 다른 지역들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의 기세가 만만찮다. 수성구의회는 소속 의원 절반이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소속이며 대구시의원 역시 4명 중 2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그런 만큼 취약한 당 지지세와 대선 패배 탓에 대구경북 내 다른 지역에서 인물난을 겪는 민주당에서도 수성구청장 선거만큼은 경쟁력 있는 후보들을 출전시켜 '맞불'을 놓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지난 3·9 대통령 선거 당시 드러났던 대구의 '보수 초강세'는 수성구에서도 예외없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국민의힘 공천 구도 역시 치열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 판세는 현직 김대권 구청장과 그에 대항하는 국민의힘 공천 도전자들, 그리고 민주당 후보까지 삼각 구도로 짜여지게 됐다.

김 구청장은 "수성구는 인구문제와 기후변화, 경제사회적 격차 등 여러 측면에서 다른 구·군과 차별화된 장기적 계획을 많이 세워둔 상황"이라며 "이를 지속가능한 결과물로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몇 년 간의 지속성을 가져야 한다"고 재선 의지를 강조했다.

현재 국민의힘의 공천 구도를 보면, 재선에 도전하는 김 구청장은 공무원 출신다운 안정적인 구정 운영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는 가운데 일선에서 활약해온 정치인 출신 후보들의 거친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의 대구시장 출마에 맞춰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홍 의원을 도왔던 수성구 정치권 인사들은 상당수가 자천타천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동희 전 대구시의회 의장, 정순천 전 시의원, 전경원 시의원 등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현재 수성구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 의원이 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전 수성구청장과 지방의원단 선거 구도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차기 대선에 대비하고 있는 홍 의원이 '보수 텃밭'의 지역 조직을 구축하는 작업을 외면하진 않을 것이란 분석 때문이다.

다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출마 의사가 없거나 명확하지 않다. 이동희 전 의장의 경우 2020년 총선 때부터 홍 의원을 도왔다는 이유로 수성구청장 출마 후보군으로 주목받았지만, 불출마 의사를 굳힌 것으로 파악됐다.

정순천 전 시의원의 경우에도 출마 의사는 있지만, 도전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유독 공직자 출신을 신뢰하는 지역 분위기에 더해 국민의힘 내에서도 여성 출마자에게 별도의 가산점이나 할당제를 적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등 변수가 많아 유불리 판단을 미루는 것으로 보인다.

전경원 시의원 역시 "주민 의견을 들으면서 깊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전 시의원은 올해 48세로 '40대 기수론'을 앞세워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정치인 출신의 젊은 인사를 원하는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 지속적인 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 출신으로 국민의힘에 복당한 김경동 전 수성구의회 의장도 출마 대상자로 거론된다.

현재 대구시 비서실장으로 있는 김대현 전 시의원 역시 출마가 예상됐지만, "지금은 출마보다는 대구시정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이른바 '김부겸 키즈'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선 꾸준히 출마 의사를 보여왔던 강민구 대구시의회 부의장이 29일 공식 사퇴하고 선거판에 합류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의원과 시의회 부의장을 거치면서 수성구의 오랜 숙원이던 종 상향 문제를 해결하는 등 눈에 띄는 실적을 올렸고, 지역민과의 소통도 원활한 만큼 상당한 지지세가 예상된다.

강 부의장은 "지난 30년 간 우리 고향 대구는 '일당 독점'으로 정치적·행정적 경쟁력을 상실했다. 오죽하면 대구 선출직을 '임명직'이라고 부르겠느냐"며 "주로 대구시 행정관료들이 임명되다시피 당선돼 현상 유지만 해온 대구 기초단체를 변화시키고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섭 수성구의원 역시 민주당 소속 후보군 목록에 올라 있다. 만약 그가 실제로 출마한다면 이번 지방선거 대구 기초단체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민주당 후보를 가리기 위한 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구의원은 "정치적 은인인 (김부겸) 총리와도 교감이 있어야 할 것 같고, 구의원 재도전에 대한 여론도 많아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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