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이 옮겨가면서 개발을 앞두고 있는 옛 안동역사(驛舍)가 묻어 버린 '법림사'(法林寺)와 역사 주변에 전해오는 '운흥동 오층전탑'(보물 제56호)의 가치를 재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경북불교문화원은 지난달 31일 안동청소년문화센터 대강당에서 '안동 구 역사에 묻힌 법림사의 가치'라는 학술포럼을 열고, 옛 안동역사의 본격 개발에 앞서 이 일대에 존재했던 불교 사적지에 대한 문화재 발굴조사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다.
옛 안동역사 주변에 전해오는 '운흥동 오층전탑'은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인근 '법흥사지 칠층전탑'(국보 제16호)과 함께 안동 지역의 전탑 문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재 자료다.
조선시대 편찬된 '동국여지승람' '영가지'(永嘉誌) 등에는 과거 전탑 일원에 법림사가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지금은 모두 소실되고 전탑과 당간지주만이 남아 있다.

전탑은 원래 7층이었는데 임진왜란 때 허물어져 이후 5층으로 다시 쌓아 올렸다고 전한다. 법림사는 일제강점기 안동역과 철길이 놓이면서 사라졌으며 지금까지 한 번도 체계적인 발굴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날 경북불교문화원 상임이사인 박순 박사는 '전(傳) 법림사지의 원형 회복을 위한 한두 가지 고찰'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법림사와 관련된 기록을 통해 가람의 모습을 유추하고, 오층전탑과 당간지주의 현재 모습을 100년 전의 모습과 비교해 원형에 접근했다.
그는 "안동 구 역사의 본격적인 개발에 앞서 문화재법에 근거해 발굴 또는 지표조사 등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개발계획에 대한 수정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안동대학교 동양철학과 전성건 교수는 '법림사 오층전탑과 화엄세계-종교신학과 사회철학의 관점에서'라는 주제로 다르마의 사찰 법림사와 불교 의례의 전당 칠층전탑이 전통문화의 산실 안동에 화엄세계를 창조했다고 강조했다.

안동대학교 사학과 태지호 교수는 '법림사지 전탑을 활용한 불교 문화유산의 콘텐츠 방안 제언'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법림사지 전탑의 활용을 중심으로 한 불교 문화유산의 콘텐츠 방안을 다루었다.
안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신호림 교수는 '사라진 이야기의 흔적-법림사와 오층전탑의 편린들'에서 "사찰과 탑에 대한 이야기가 건립 과정과 종교적 정체성을 담아낸다. 이야기는 사찰의 역사와 탑의 의미를 후대에 전달하는 또 다른 형태의 지식 체계"라며 "현재 찾아볼 수 있는 법림사와 오층전탑에 대한 이야기를 분석하고, 추후에 계속해서 이야기를 발굴하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경북불교문화원 이사장 호성 스님은 "이번 학술포럼을 시작으로 지역 불교문화재에 대한 발굴을 이어가며, 화쟁(和諍)에 바탕한 사회통합과 지역문화의 균형적 발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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