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유영하 변호사가 8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 의사가 포함된 육성 메시지를 전격 공개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육성으로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 변호사 발(發) '사저 정치'·'친박 정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지역 정치권에선 '박근혜 효과'와 '친박의 부활'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날 유 변호사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5분 가량의 짧은 동영상을 올려 육성 메시지를 전했다. 영상에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5년 간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저의 곁에서 함께 했다"며 유 변호사에 대한 지지 의사를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제가 못 다한 꿈들을 제 고향이자 유영하 후보의 고향인 대구에서 저를 대신해 이뤄줄 것으로 믿고 있다. 작은 힘이나마 보태 유 후보를 후원하겠다. 시민 여러분도 유 후보에게 따뜻한 후원과 지지를 보내달라"고 덧붙였다.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던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의 후원자를 자처하며 정치판에 돌아오자 지역 정치권에선 '친박 정치'의 부활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본격적인 대구시장 선거 국면에 앞서 서상기 전 의원과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허원제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원조 친박' 인사들이 최근 대구에 임시 거처를 마련해 유 변호사를 돕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친박의 부활이 선거판에 미칠 영향을 두고서는 정치권의 의견이 엇갈린다.
긍정적으로 보는 쪽에선 대구가 과거 박 전 대통령에 '8080'(80% 투표, 80% 득표)을 선사했을 만큼 친박의 영향력이 강했던 지역이고, 지난 3·9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이뤄낸 만큼 이번 대구시장 선거가 탄핵 이후 '폐족'으로 전락했던 친박계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이 유 변호사의 '자충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층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그의 정치 복귀보다는 휴식을 원하고 있으며,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박 전 대통령에게도 정치적 여파가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유 변호사의 등판에 부정적이란 게 주된 근거다.
특히나 과거 '진박'(진짜 친박)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극심한 친박 정치가 대구경북을 정치적으로 타 지역과 격리시켰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대구시민 상당수가 유 변호사의 대구시장 출마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느냐. 대구 민심도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선거판에 끼어든 이상 유 변호사가 당선돼도 본전이고, 낙선하면 치명타를 입게 된다. 리스크가 많은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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