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지방선거 앞 ‘이재명+송영길 역할론’에 깊어지는 내홍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 주재 간담회서 ‘깐부’ 소환하며 중진의원들 역공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중진의원단 당 혁신방안 소통간담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선거를 앞두고 12일 더불어민주당에서 '깐부'(어떤 경우에도 모든 것을 나눌 수 있는 친한 사이)가 소환되면서 '이재명+송영길 역할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주재로 국회에서 열린 중진 의원단 당 혁신 방안 소통 간담회는 지방선거와 관련, 당내 합종연횡 움직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특히 최근 '깐부'로 떠오른 이재명 전 대선 후보(상임고문)와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사표를 빗대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 도전자들이 이를 거론하며 세 규합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5선 의원으로 경기도지사 예비 후보로 등록한 안민석 의원은 "(저는) 박 위원장과 깐부 동맹을 맺었다"며 "아주 든든하고 당차고 소신 있는 모습에 큰 신뢰가 갔다"고 지지를 표했다. 또 "민주당의 초유의 실험이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제2의 제3의 박지현이 등장을 해서 우리나라 정치에 희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중진 의원들이 박 위원장의 존엄과 권위를 잘 지켜주는게 필요하다"며 "민주당의 큰 문제는 고루한 정당의 이미지이다. 이것을 깨기 위해서 박 위원장이 앞장서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 저희들에게 쓴 소리를 더 세게 해줘도 된다"며 "당 대표 하셨던 분들에 대해서도 거침 없이 쓴소리 해달라"고 언급, 송 전 대표를 겨냥했다.

안 의원이 "저희들이 깐부 동맹을 맺기로 했다. 맞죠?"라고 묻자 박 위원장이 웃으며 "네, 맞습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4선 의원인 김영주 의원은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지금처럼 행동으로 실천해 주기를 바란다"고 했고, 3선의 김민석 의원은 "지금은 비상시기에 잔다르크가 되셨지만 언젠가 민주당의 다음 세대의 주자로 서주기를 바란다"고 박 위원장을 띄웠다.

이를 놓고 직접적으로 특정인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논란이 되고 있는 이재명+송영길 역할론을 견제하기 위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선 패배 이후 이 상임고문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홍근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데 이어 이 상임고문과 깊이 교감해온 김동연 전 새로운물결 대선 후보의 경기도지사 출마,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차출설이 불거지자 당내 반발이 커지는 양상이다.

여기에다 대선 패배 책임을 짊어져야 할 지도부 일원이었던 윤호중 전 원내대표가 공동비대위원장을 맡은 뒤 이 상임고문의 지방선거 역할론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에 대해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5선 이상민 의원은 이 상임고문의 지방선거 등판론에 대해 "그래서는 안 된다. 대선 패배의 장본인"이라고 직격하는 등 당내 반발이 숙지지 않으면서 내홍이 깊어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