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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만원 시대…주식이 '쌀' 아닌 '밀'인 사람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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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제품 가격은 한번 오르면 잘 안 내려

냉면 가게 모습. 연합뉴스
냉면 가게 모습. 연합뉴스

외식물가가 일제히 오른 가운데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면 종류의 음식 가격도 크게 뛰면서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식습관의 변화로 '쌀'보다 '밀'을 더 자주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쌀과는 달리 밀은 국내 자급이 되지 않는 탓에 가격 통제가 어렵다.

9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지역 냉면 가격은 1년 전 같은 달보다 15.1% 오른 1만167원을 기록했다. 대구 지역에서 냉면 한 그릇의 가격이 1만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장면과 칼국수도 각각 14.5%, 1.3% 오른 5천917원, 6천333원으로 나타났다. 임대료가 비싼 동성로 등 도심에서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가격은 이보다 더 높을 수 있다.

면 음식이 크게 뛴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우선 밀 가격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국산 밀 자급률은 1% 안팎인 탓에 우리나라 대부분의 밀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는데, 전쟁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냉면의 경우 주원료가 메밀이지만 밀가루를 많이 섞어서 만들고 있다.

대구의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A사의 1kg짜리 밀가루는 현재 1천580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1년 전만 해도 1천280원에 불과했다. 1년 새 23.4% 뛰었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지속되는 한 당분간 가격이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외식 수요가 늘어난 상황과 자영업자들의 가격 상승 요인이 맞아떨어지면서 면 음식 가격도 동반 인상됐다. 달서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박모(39) 씨는 지난달 오징어·고구마·김말이 튀김 등 단품 세트를 2천원에 그대로 파는 대신, 기존 3개씩 주던 걸 2개로 줄였다고 했다. 박 씨는 "밀가루, 계란, 식용유 등 모든 재료 가격이 올랐는데 대응을 하지 않고선 도저히 손을 쓸 방법이 나오지 않았다"며 "주변 상권에서 같이 올릴 때 인상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외식 가격은 한번 오르면 쉽게 내리지 않는다. 이는 배추·감자 등 식자재가 작황 여건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는 것과는 다른 하방경직성을 지녀서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이 운영하는 음식점의 경우 재료를 전날 번 돈으로 그날그날 구입하는 탓에 음식 가격을 선뜻 내리는 결정을 하기 어렵다"고 했다.

'밥심'이 '쌀'이 아닌 '밀'에서 나오는 사람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식습관의 서구화로 우리나라 연간 1인당 쌀 소비량은 해가 갈수록 줄어가는 반면, 밀 소비량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1인당 밀 소비량은 1970년대에 14kg였지만 지난해 33kg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쌀 소비량은 136kg에서 57kg로 급락한 것과는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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