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호 내 인공 쌍둥이 모래섬에 해마다 멸종위기등급 관심대상인 쇠제비갈매기 수백마리가 찾아와 무리지어 서식하면서 안동의 명물이 되고 있다.
여름 철새인 쇠제비갈매기는 호주에서 1만km를 날아와 4월에서 7월 사이 한국과 일본, 동남아 등 주로 바닷가 모래밭에서 서식하는 회귀성 조류다. 안동호 내 쌍둥이 모래섬에 는 2013년부터 날아들어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고 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안동호 수위가 높아지면서 자연 서식지인 쌍둥이 모래섬이 사라지자 안동시는 2020년 3월 쇠제비갈매기 서식 환경을 위해 전국 최초로 1천㎡ 면적의 영구적 인공 모래섬을 조성했다.
안동시가 인공모래섬에 설치해 둔 생태관찰용 CCTV로 확인한 결과 올해 처음 쇠제비갈매기가 날아든 것은 지난 3월 30일쯤이다. 현재 새끼를 포함해 180여 마리가 관찰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월 2일, 2020년 4월 6일, 2019년 4월 8일 첫 방문 시기보다 앞당겨진 것으로 해마다 빨라지고 있다. 조류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달 4일에는 짝짓기, 둥지 틀기, 포란(抱卵) 등을 거쳐 쇠제비갈매기 새끼가 알에서 처음으로 깨어난 것이 관찰됐다. 현재 둥지를 튼 후 태어난 대부분의 새끼 쇠제비갈매기들은 성체(成體)로 자라 호수 주변에서 날며 어미 새와 함께 사냥 연습 등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
새끼의 성장 속도도 빨라져 날 수 있는 개체 수가 지난해보다 더 늘어났다. 28개 둥지에서 2~3일 간격으로 태어난 새끼는 총 81마리로, 현재 2개의 인공 모래섬 전체가 병아리사육장처럼 시끌벅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쇠제비갈매기에게 가장 위협적인 천적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호·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가 출현하지 않아 산란 후 새끼 성장 과정이 안정적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안동시가 수리부엉이의 습격에 대피용으로 미리 설치해 둔 파이프(지름 15cm·가로 80cm) 50개는 쇠제비갈매기 새끼들이 폭우나 폭염 대피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환경부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으로 조성한 800㎡ 크기의 2차 인공섬에도 순조로운 번식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안동호 쇠제비갈매기 개체 수가 늘어나자 서식 현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인근을 방문한 관광객은 2천5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남상호 안동시 환경관리과장은 "안동호의 명물이 된 쇠제비갈매기의 서식지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 개체 수가 더 늘어나면 생태탐방 인프라 구축 등 생태관광 자원화도 추진할 계획"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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