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지인 봉하마을 동행 논란 일파만파

윤석열 대통령 "국민 누구나 갈 수 있는 곳"
당시 김 여사 동행한 4명 신원도 논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인과 함께 봉하마을을 방문한 것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윤 대통령이 나서 "봉하마을은 국민 모두가 갈 수 있는 곳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좀체 숙지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은 1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공식적인 수행팀이나 비서팀이 없기 때문에 혼자 다닐 수도 없고 그래서"라며 "어떻게 방법을 좀 알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 논란에 더욱 기름을 부었다. 당시 사진에 등장한 김 여사를 수행한 4명의 신원 및 채용절차에 대한 질의응답 과정에서 대통령실 관계자와 기자들이 '코바나컨텐츠와 관계가 있다 없다'를 두고 옥신각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4명 중 2명이 코바나컨텐츠 출신이지만 지금은 대통령실 소속으로 일하고 있어 '전직 직원'일 뿐 현재 코바나컨텐츠와 관련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직 직원이고 지금은 대통령실에 근무하긴 하지만 불과 지난달 말 코바나컨텐츠가 사실상 폐업하면서 일괄 사표를 내고 온 경우라 '관계가 없다'고 말하기 어렵고, '현직이니 전직이니'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다"는 기자들의 반박이 잇따랐다.

또 "대통령 취임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코바나에서 일하고 계실 분들이 아니냐. 코바나 직원이 사실상 연속적으로 대통령실에 채용이 된 것에 대한 경로, 김 여사의 추천 여부, 채용 과정 등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질문에는 동문서답으로 대응,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당시 김 여사와 동행한 4명 중 세 명은 대통령실 직원으로, 이 중 두 명이 코바나컨텐츠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대통령실은 전날 '세 명은 대통령실 직원'이라고만 밝혔다. 나머지 한 명은 논란인 된 대학 겸임교수로 역시 코바나컨텐츠에서 일한 바 있다. 코바나컨텐츠는 김 여사가 최근까지 운영한 회사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아예 "차라리 대선공약을 파기하라"며 대통령 배우자 관련 제2부속실 부활을 요구하기도 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제2부속실 폐지와 '조용한 내조'를 공약했으나 막상 김 여사는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면서 "지금 김 여사와 그 주변이 공사를 구분 못한 채 연일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들을 보며 박근혜 정부 시절 헬스트레이너 출신 3급 행정관 윤모 씨를 떠올리는 건 저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코바나컨텐츠 직원들 대통령실 채용, 그 이유와 근거를 밝히라"며 "봉하마을 방문 당시 김 여사와 동행했던 사람들, 코바나컨텐츠 임직원이었다. 현재 이 중 두 명은 대통령실 직원이 됐다"고 했다.

또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공약해놓고 당선되고 나니 김 여사 측근들을 대통령실 직원으로 채용한 것"이라며 "이들이 대통령실에서 맡은 업무가 무엇인지, 어떤 직무 연관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지 밝히라"고 촉구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부속실을 안 만들면 반드시 사고가 나게 돼 있다"며 "대통령 내외에게 어떻게 사적 생활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보수진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15일 KBS 라디오에서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경로를 통해 (사진 등이) 공개돼야지, 가는 곳마다 실시간으로 (동선이) 사적 공간(팬카페)으로 유출되고 이러면 경호 문제도 생길 수 있다"며 "그런 건 좀 점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영부인의 자격과 역할에 대해선 대통령마다 좀 다르게 규정되기는 하지만 이번에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차라리 제2부속실을 부활하는 게 좋겠다"며 "공식화하게 되면 불필요한 논란이 안 나온다"고 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14일 자시의 블로그에 김 여사의 외부 행보 논란과 관련, "팬클럽 해체하고 '나홀로 고요한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전 전 의원은 "요즘 윤 대통령보다 김건희 씨 뉴스가 더 많은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뉴스는 김건희 씨와 동반한 '김모 씨'로 도배됐다"고 했다. 또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의 최고 아킬레스건은 바로 부인 '김건희 씨'였다는 것을 내내 기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3일 지인과 동행한 김 여사의 김해 봉하마을 방문 후 '무속인', '비선' 논란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