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이 올해의 '다티스트(DArist)'에 선정된 이교준, 박창서 작가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다티스트는 지역 미술가의 창작 의욕을 높이고, 역량을 국내외에 알리고자 마련된 프로젝트다. 대구경북에 거주하거나 출향한 작가 중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업을 지속하는 만 40세 이상의 작가를 선정해 개인전과 학술행사, 아카이브 등을 지원한다.
대구미술관 2층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를 아우르는 주제는 개념미술이다. 관람객들이 발길을 잠시 멈추고 작가가 추구하는 예술세계,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전시다.

2, 3전시실과 선큰가든에서는 '이교준의 라티오(Ratio)'전이 펼쳐진다. 이교준 작가의 40년 작업을 한자리에 모았다.
'수직과 수평 그리고 분할'이라는 화두로 꾸며진 2전시실은 분할과 평면성에 대한 이 작가의 실험, 탐구를 보여주는 작품이 소개된다. 더불어 1980, 1990년대 초기 작품 중 사진, 분할회화에 관한 작품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3전시실에서는 그의 2020~2022년 신작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작가는 직접 고안해 제작한 캔버스에 구멍을 뚫거나 프레임이 비치는 방식으로 새로운 공간감을 표현한다.
이 작가는 "칠하는 것이 아니라, 오려냄으로써 관람객의 시선이 캔버스 평면을 넘어서도록 한 일종의 실험이다. 오려낸 부분을 통해 연출된 그림자는 마치 작품의 일부처럼 보이는데, 의도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선큰가든에는 이 작가의 작품 제작 과정과 작업세계를 보여주는 인터뷰 영상도 상영된다. 그는 "예술가란 회화를 극단적인 지점까지 이끌어가보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엉뚱한 생각과 과감한 태도가 작품세계를 확장한다. 항상 변화와 다양함에 대한 고민이 많다.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는 작가이고 싶다"고 말했다.

4, 5전시실에서는 박창서 작가의 전시 '위치-나-제안'이 열린다. 다양한 문화적, 예술사적, 장소적 맥락이 마주치는 상황에 나 자신을 위치시키고, 그 인식의 결과물인 작품을 관람객에게 제안한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박 작가는 자신에게 영향을 끼친 예술가의 말을 작품에 소환해, 현 시대에 다시금 질문하는 방식의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의 작품에 텍스트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4전시실을 채운 작품 '당신의 기억으로부터(From your memory)'는 회색 구름 이미지와 텍스트의 조합으로 이뤄져있다. 작품을 보는 거리에 따라 이미지와 텍스트의 경계는 선명해지기도, 흐릿해지기도 한다. 작가는 바로 이 거리감을 통해 이미지가 언어화되는 과정을 드러낸다.
5전시실 중앙에는 스펀지 무덤이 놓인 예배당이 설치됐다. 세상을 떠난 예술가들의 말, 개념을 가져와 그들을 기억하는 작품이다. 박 작가는 "이번 전시는 그간의 작업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 같다. 과거의 작품들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새로운 작업을 열어갈 수 있는 전환기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은주 대구미술관 관장은 "미술이 예쁜 것만 봐달라고 호소하던 시대는 지났다. 관람객들이 개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전시"라며 "작품이 어렵다는 생각을 벗어나, 생활 곳곳에 예술이 숨어있음을 직접 느껴보고 감동하길 바란다"고 했다.
전시는 10월 3일까지 이어지며, 입장료는 1천원이다. 053-803-7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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