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조유나양 죽음'에 "정치하는 모든 사람이 죄인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남 완도에서 실종된 후 숨진 채 발견된 조유나(10)양 가족 사건과 관련해 "5년간 나라를 맡았던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잠깐이나마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조양 가족에게 너무 죄송한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한 달 살기 체험학습을 떠난 줄 알았던 아이가 부모와 함께 주검으로 발견됐다"면서 "집 우편함엔 카드 대금 독촉장이 수북이 쌓여 있었고, 아이의 부모는 자영업을 하다 폐업한 뒤 빚을 갚지 못했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열 살 아이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 죽음을 맞았다. 부모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아이는 무수한 꿈을 펼칠 날들을 잃었다. 참으로 비통한 일"이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한 아이에게, 어느 부부에게 이런 일이 벌어질 동안 정치는 과연 무엇을 했을까"라며 "대한민국은 지난 17년 동안 OECD 자살률 1위 국가다. 생활고를 비관한 가족의 동반 자살도 한두 번이 아니다. 어쩌면 이런 참혹한 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 선진국 대열에 오른 대한민국의 정치는 아직도 이런 비극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를 바꿔야만 한다. 민주당부터 민생으로 달려가야 한다"라면서 "빈부격차는 어떻게 줄일지,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생계 때문에 삶을 포기하는 사람이 없는 복지국가는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고 토론하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협치를 해야 한다. 죽음으로 내몰리는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을 다시 줄 수 있다면 그 어떤 정책도 협상테이블에 올려 기꺼이 토론해야 한다"라면서 "너무 슬픈 마음을 설명할 길이 없다. 이런 비극은 앞으로 없어야 한다. 저를 포함해 정치하는 모든 사람이 죄인이 되었다. 더 이상 죄를 짓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정치가 민생과 협치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죄스런 마음으로 조양 가족의 명복을 빈다. 부디 빚 독촉 없고 생활고 걱정 없는 하늘나라에서 고이 잠드시길 기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