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 남성, 무단횡단하던 도중 '쾅'…차주 "보험 접수 강요에 억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갈무리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갈무리

갑자기 차도로 뛰어들어 무단횡단을 하던 남성을 친 차주가 '보험접수를 강요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차주 A씨는 사흘 전인 18일 오전 10시 39분쯤 대구 수성구 만촌동 한 도로 위에서 발생한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하며 글을 올렸다.

공개된 영상 안에는 당시 비가 오던 도로를 정상 주행 하던 A씨 차량 왼쪽에서 갑자기 한 남성이 빠른 속도로 달려나와 도로로 뛰어들었다.

A씨가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남성은 차량에 부딪혔고, 미끄러운 빗길 탓에 남성은 도로에서 인도 쪽으로 밀려나갔다.

이 남성은 곧바로 일어서서 A씨의 차량을 향해 다가오다가 주위에서 경찰관들이 남성을 향해 달려오자 도로에 풀썩 주저 앉더니 다시 대자로 누웠다.

이후 남성을 뒤쫓는 듯 보이던 경찰들이 달려오는 모습이 영상의 마지막이었다.

A씨는 이후 상황에 대해 "경찰서 담당자는 사람을 친 사고이기 때문에 보험 접수를 하라고 했다. (내가) 억울하다고 하니 강제로 보험 접수시킨다고 했다. 앞뒤 상황 필요 없이 무단횡단 교통사고니까 범칙금 부과할지 말지만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상에 나오는 경찰관분들을 만나러 갔는데 다른 팀 경찰분들만 계셨다. 한 분은 운전할 때 어떠한 상황이 와도 조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하시는데 인과관계는 생각하지도 않고 자기네 식구 감싸는 것만 같았다"면서 "아무것도 몰라 너무 답답하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호소했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남성은 중국인 불법체류자로, 보이스피싱 피해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은 사고 직전 지구대를 방문한 뒤 도로로 뛰어든 것이다.

지구대 담당자는 "남성이 자꾸 기프트카드를 보내는 모습을 이상하게 여긴 편의점 직원이 보이스피싱을 당한다고 생각하고 신고했다"며 "남성은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했고, 몇 십만원가량 피해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경찰은 사기 피해 보고를 위해 남성을 지구대로 데리고 왔고, 차에서 내린 남성은 갑자기 뒤돌아서 무단횡단을 하기 시작했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자 네티즌들은 "경찰의 공무 집행 중 일어난 사고 아닌가, 강제로 보험 접수를 하라는 건 억울할 만 하다", "(경찰들의 남성) 관리 소홀로 자기들 탓이 될까봐 A씨에 넘기는 듯한데", "보험 처리를 한 다음에 소송을 해서 취소하는 방법도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