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한, 왕중왕 1인 지배" vs 한동훈 "박, 장관일 땐 총장 패싱"

전현직 법무장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정면 충돌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현직 법무부 장관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장관이 윤석열 정부 첫 대정부질문에서 ▷법무부의 공직자 인사 검증 ▷검찰 인사 등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박 의원이 한 장관을 향해 "한동훈 1일 지배"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자 한 장관은 조목조목 반박하며 대립했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출신인 박 의원은 이날 국회 정치·외교·안보·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 장관에게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에 대해 "정부조직법 제32조에 법무부 장관의 직무 중 인사는 없다"는 취지로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헌법상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을 아느냐. 모르는가", "법무부에 인사(를 위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는가. 피하지 말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한 장관은 이에 대해 "피하는 게 아니고 그 이슈는 이미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법제처의 판단이 있었고, 과거 민정수석실이 인사혁신처에서 위임받아 검증할 때도 같은 규정에 따라 진행했다"며 맞받았다.

그러자 박 의원은 이완규 법제처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친구'인 점을 의식한 듯 "법제처장 검수를 받았다니, 초록은 동색 아닌가", "법무부장관 업무범위에는 인사(검증)가 없다. 동문서답하고 있다"며 재차 공격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법무부 직제령에 인사정보관리단장은 장관이 보임한다고 끼워넣기 했다"며 "물건 끼워팔기는 봤어도 법령 끼워넣기는 처음 본다. 이게 꼼수고 법치 농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왜 법무부 장관이 대법관, 헌법재판관,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 수석들까지 검증해야 하나"라며 "국무위원 중 한 사람에 불과한데 왕중왕 1인 지배 시대, 그것을 한동훈 장관이 지금 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한 장관은 "전혀 그렇지 않다. 판단 없이 기본적인 자료를 넘기는 것인데 그게 무슨 문제냐"며 "그동안 밀실에서 진행되던 인사 검증 업무를 통상 업무로 전환한 것이 투명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한 장관은 "(박)의원께서 장관으로 있을 때 검찰 인사를 완전히 패싱 하시고…"라며 역공을 시도하기도 했다. 과거 박 의원의 법무장관 재임 시절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 사의 표명 파동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박 의원은 곧바로 "택도 없는 소리"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 역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비판한 반면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손뼉을 치는 등 한동훈 장관의 발언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의 이 같은 설전은 약 15분 동안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