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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플러스] 사망률 높은 난소암…수술·항암 복합요법 필요

원격 전이 흔해 넓은 범위 진단…1기여도 수술·항암 복합 치료

클립아트코리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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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대한민국 여성 중 난소암 환자는 약 2천900명으로 단일 암 기준 전체 암 환자 중 약 2%를 차지하며 10번째로 많았다.

2015~2019년 5년 동안 난소암으로 진단된 환자는 약 1만1천900명이고 이들의 5년 생존율은 64.5%였다. 같은 기간 여성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암인 유방암으로 진단된 환자는 약 10만6천600명으로 5년 생존율은 93.6%으로 나타났다. 이는 난소암 환자(1만1천900명) 중 5년 동안 약 4천200명이 사망했고, 유방암 환자(10만6천600명) 중에서는 약 6천800명이 사망했다는 의미이다. 즉 난소암은 5년 동안의 환자 수가 유방암의 약 10%에 불과한 반면, 사망자는 유방암의 약 70%에 달한다. 즉, 발생률은 유방암보다 낮지만, 사망률은 높은 암으로 볼 수 있다.

◆​난소암 진단까지

난소암의 90%를 차지하는 상피성 난소암은 원격 전이가 흔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넓은 범위를 살핀다. 우선 골반 CT, MRI, 가슴 CT, 전신 PET-CT와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 난소에 생긴 종양의 성질과 원격 전이 유무를 파악해 병기를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전이 병변이 영상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며, 영상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는 병변도 약 5%에 이른다. 또한 난소에 생긴 거대한 농양 등이 매우 드물게 난소암처럼 영상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이주헌 칠곡경북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흔하지는 않지만, 위장이나 대장에 생긴 암 조직이 난소로 전이돼 발생한 전이성 난소암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며 "이때는 치료법이 위암, 대장암을 따라야 하므로 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와 대장을 검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직 검사와 유전자 검사

난소암 3, 4기에는 복수와 흉수가 생기는 일도 많다. 이 때문에 호흡이 불편한 경우에는 복수, 흉수를 제거해 주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채취한 액체에 포함된 세포로 조직 검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검사를 통해 복수나 흉수가 암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는 있으나, 난소암을 확진하기에는 부족한 경우가 많다.

난소암 수술을 당장 시행할 상황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난소암 확진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때는 종양에 대해 초음파나 CT 유도 하에 직접 소량의 조직을 채취할 수 있다. 또 종양조직에 대한 치료, 예후 예측에 필요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난소암의 치료

현재 전 세계적으로 난소암의 표준 치료법은 수술적 치료와 항암 치료의 복합요법이다. 비록 난소암 1기로 예상된다고 해도 가능하면 이 두 가지 치료를 모두 완료할 것이 권고된다.

일반적으로 수술 후 항암 치료를 하지만, 전이 범위가 넓거나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다면 항암 치료를 먼저 한 후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 등 선진 의료가 발달한 곳에서는 난소암의 기본적인 수술 범위를 정해두고 있다. 범위는 자궁과 양측 난소 및 나팔관, 양측 골반과 대동맥 주변 림프절의 절제이다. 1기 또는 2기의 비교적 초기 단계의 난소암이라고 해도 기본적으로 이 정도의 수술을 권유받는다.

'난소암 1기면 난소만 잘라내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으나 난소암, 특히 상피성 난소암은 혈액을 통해 전이되므로 발생 초기에 타 장기로 전이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림프절 전이는 현재 가장 정확하다고 알려진 검사로도 수술 전에 모두 파악하기 어려워, 1기로 추정하고 수술을 마친 뒤 2기나 3기로 병기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3, 4기로 진단된 경우에는 최대한의 종양 조직을 절제하고 추후 진행될 항암 치료가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게 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다른 항암치료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항암 치료를 수술 후에 할 수도(부가적 항암 요법), 수술 전에 할 수도(선행 항암 요법) 있다. 부가적 항암 요법의 목적은 수술 현장에서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어 미세하게 남아 있을 종양 조직을 항암제 사용으로 사멸시키는 것이다. 선행 항암 요법은 당장 수술할 수 없는 환자가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실시된다.

일반적으로 항암 치료는 6회를 기본 목표로 하는데, 최소 4회는 완료할 것이 권장된다. 선행 항암 요법을 하는 경우 수술 전 3회, 수술 후 3회와 같은 방식으로, 부가적 항암 요법의 경우에는 수술 후 6회로 계획을 세운다. 다만 치료 경과와 항암제 독성 발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후유증과 부작용

수술 범위가 넓어질수록 관련 후유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특히 림프절 절제 후에는 림프절과 림프관을 흐르는 림프액이 갈 곳을 잃고 고인 채로 농양을 형성하거나 림프 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 수술 시 간, 비장, 대장을 함께 수술한다면 해당 장기의 일시적인 기능 저하도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흔한 독성 중 하나이자 주의해야 할 것이 바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의 생성이 억제되는 혈액학적 독성이다. 특히 백혈구, 그중에서도 호중구가 감소하는 호중구 감소증이 발생했을 때, 폐렴과 같은 세균 감염병에 걸리면 생명이 위협받을 수도 있다.

수술 관련 후유증과 항암제 부작용으로 인해 난소암 환자들은 통원,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이 교수는 "후유증과 부작용은 그 자체로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고, 그로 인한 잦은 병원 방문은 삶의 질을 낮추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난소암 치료는 연고지와 가깝고, 가기 편한 의료시설에서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주헌 칠곡경북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이주헌 칠곡경북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도움말 이주헌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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