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대판 고려장" 아파트 복도 사는 80대 할머니, 무슨 일?

지난 19일 방송된 SBS
지난 19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집에 들어가지 못해 아파트 복도에서 생활하는 80대 A씨의 사연을 다뤘다. SBS '궁금한 이야기 Y' 방송화면 캡처

딸과 함께 살던 집에서 쫓겨나 아파트 복도에서 생활하던 한 80대 할머니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9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집에 들어가지 못해 아파트 복도에서 생활하는 80대 A씨의 사연을 다뤘다. 잠긴 아파트 문 앞에서 이불도 없이 생활하던 A씨는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것은 물론, 생리 현상마저 관리사무소 등에 신세를 지며 해결했다.

A씨가 집 밖에서 생활하게 된 것은 지난달부터로 당시 A씨는 갈 곳이 없다며 경로당에서 며칠간 숙식을 하곤 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할머니가 쓰레기를 버리러 빈손으로 나왔다가 비밀번호를 몰라 집에 못 들어가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A씨가 문전박대를 당한 이 집은 몇 달 전만 해도 그가 막내딸과 함께 생활하던 곳이다.

그는 "딸이 같이 와서 살자 해놓고 이렇게 날 내쫓았다"며 "비밀번호 바꾸고 문 잠그고 내쫓았다. 딸은 이사 갔고, 이 집에는 내 짐만 들어있다"고 밝혔다.

A씨는 막내딸에게 이 집을 사주고 2년간 함께 거주했으나 막내딸이 자신의 이사 날짜에 맞춰 집을 나가라고 A씨에게 통보했다고 했다.

새로운 집주인은 "옛날에 노인네 버리고 간 거지 뭐냐. 이게 현대판 고려장이지"라고 탄식했다.

A씨는 과거 남편과 동대문에서 유명한 제화업체를 운영하며 큰돈을 벌었다. 이후 그는 큰딸과 아들에게는 수십억짜리 건물 한 채, 막내딸에게는 월세 600만원을 받을 수 있는 고시텔을 물려줬다. 그런데 아들과 막내딸이 재산 문제로 서로 싸웠고 A씨가 고시텔 소유권을 아들에게 넘겨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고 한다.

그는 "재산 다 주니까 나 몰라라 하는 거다. 막내딸이 오빠는 부잔데 왜 오빠한테만 자꾸 주냐. 그런 거 없어도 먹고 사는데 줬다고 그래서 그때부터 문제가 생겼다"며 한숨을 쉬었다.

한편 집주인의 도움으로 통화 연결이 된 딸은 "다 엄마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그래서 인연을 끊었다"며 "보통 분 아니시다. 법대로 하시라. 제가 2년 동안 그만큼 했으면 할 만큼 다했다"고 되레 반발했다.

방송에 출연한 B변호사는 "불효 소송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충격적이고 심한 건 처음 본 것 같다"며 "최소한의 의식주를 마련해야 한다. 도의적인 의무뿐만 아니라 법적인 의무"라고 말했다.

이어 "민법에 규정돼있는데 자녀들이 법적 의무를 위반하고 있는 것"이라며 "부모님 같은 경우에는 존속유기죄가 돼 형이 가중처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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