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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새책] 기차 시간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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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P. 테일러 지음/ 유영수 옮김/ 페이퍼로드 펴냄

1914년 6월 28일,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에서 오스트리아의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와 황태자비 조피가 피격돼 목숨을 잃는다. 이른바 '사라예보 사건'이다. 범인은 '청년 보스니아'라는 민족주의 조직에 속한 18세의 청년이자 대학생이었던 가브릴로 프린치프. 오스트리아는 기다렸다는 듯 세르비아에 선전포고를 했고 연이어 러시아와 독일, 영국, 프랑스가 전쟁에 뛰어들었다. 이로써 4년여간 약 1천700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20세기 최악의 전쟁으로 꼽히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우리는 세계사 수업 시간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1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사라예보 사건'이라는 것을 배워왔다. 하지만 이 책은 '유럽 정치가들이 기차 시간표의 힘을 거스를 수 없어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다'는 도발적이면서도 다소 황당한 주장을 펼친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역사가 중 한 명인 지은이는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 '독일 히틀러가 실상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기존 역사계는 유럽 열강들 간의 패권 경쟁과 독일의 군비 증강 속에 '사라예보 사건'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보는 반면 지은이인 테일러는 '기차 시간표'로 대표되는 산업혁명과 그로 인한 기술 발전·사고 방식의 변화에 그 원인을 찾고 있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 사이 유럽은 평화를 누리고 있었다. 산업혁명으로 문명이 발전하면서 유럽 열강 6개국(오스트리아-헝가리·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러시아)은 어느 정도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사라예보 사건 직후만 해도 각국은 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고, 일어나더라도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여겼다. 독일이 오스트리아-세르비아 전쟁에 개입한 것은 세력 확대의 목적이라기 보다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프랑스·러시아와의 양면 전쟁이 두려웠던 독일은 유럽에 깔린 철도망으로 동원 계획이 용이하다고 판단해 속도전을 펼쳤다.

그러나 다른 열강들 또한 기차를 통한 빠른 동원이 가능했고 이것은 '총동원'과 '총력전'으로 확대되면서 당초 예상과는 달리 지루한 참호전으로 번졌고 사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 책은 지은이의 남다른 논리와 함께 다양한 사진과 삽화 등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238쪽, 1만6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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