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31일 대구시와 내년부터 8년 동안 2조2천억원 규모 8개 대형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ABB(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분야가 미래 산업의 핵심인 만큼 전국 각지에서 정부 지원을 요청하는 국면에서 수성알파시티가 낙점된 이유가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다.
◆"수성알파시티를 제2의 판교로"
시와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8대 프로젝트는 ABB 혁신기반과 ABB 기술 확산으로 나눠 추진된다.
ABB 혁신기반은 ▷디지털 혁신거점 조성 ▷소프트웨어 스타디움 구축 ▷글로벌 디지털 고급 인재 양성 사업을 담는다. 사업비는 1조200억원이다.
ABB 기술확산은 ▷AI자율 제조 클러스터 조성 사업 ▷AI반도체 핵심기술 실증 사업 ▷국가 디지털 데이터 허브 구축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 특구 조성 ▷메타버스 융합 기술 고도화 지원 등이다. 총사업비는 1조1천790억원이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의 8대 프로젝트에 과기정통부가 힘을 실어준 데는 수성알파시티가 '제2의 판교'로 성장할 만한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수성알파시티가 국내 최초의 소프트웨어 집적단지인 데다 미래차, 로봇 등 미래 신산업 분야에 소프트웨어 융합 활성화를 위한 전주기 기업지원체계 구축에도 용이하다는 것이다.
김동혁 대구시 디지털혁신전략과장은 "수성알파시티에는 소프트웨어, ICT 관련 기업이 114개사가 입주해 있다"면서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도 스타트업, IT 기업이 몰려 있지만, 업종이 각양각색이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와 (서울) 구로를 제외하면 비수도권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이 100군데 넘게 몰려 있는 유일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성알파시티는 수성구라는 위치, 거기에 고속도로 IC 인접이라는 입지 조건 등의 강점이 있다"면서 "과기정통부에서도 같은 이유로 수성알파시티를 좋게 평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시는 게다가 수성알파시티를 전국 1호 소프트웨어진흥단지 지정되는 것을 목표로 센텀시티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이번 '디지털 혁신 비전 선포식'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폐합 대상이던 DIP, 8대 프로젝트로 위상 급상승
기관 명칭 변경으로 새롭게 출발한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DIP)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대구시와 과기정통부가 함께 추진할 ABB 분야 8대 프로젝트를 DIP가 중심이 돼 기획하기 때문이다.
DIP는 지역 ICT 산업의 헤드쿼터이지만 지난 6월만 해도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에 통폐합될 신세였다. 불과 두 달 만에 기관의 위상이 급변한 셈이다. 이 같은 위상 변화에는 홍 시장이 주도한 공공기관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가 예고한 '선물 보따리'가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지난 8일 홍 시장은 동인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과기정통부에서 대구를 ABB 산업 중심으로 삼겠다고 해서 DIP를 출자·출연기관 통폐합 대상에서 빼준 것"이라며 "과기부에 '그냥 말로 해서는 못 빼준다. 문서로 하라', '장관이나 차관이 내려와서 발표하라'고 했더니 일부 문서로 가져왔다. 발표 날짜까지 잡았으니까 통폐합에서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오히려 과기정통부의 지역 디지털산업 육성 계획에 부응하기 위해 기존 DIP를 확대 개편하는 조례안까지 내놓았다. 기관 명칭도 기존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에서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으로 바꾸고 업무도 기존 소프트웨어, ICT, 문화콘텐츠산업에서 ABB 분야로 그 지경을 넓혔다.
DIP 관계자는 "이제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라며 "디지털 대전환은 소프트웨어, 콘텐츠,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반으로 산업경제 체계가 전환되는 것이다. DIP는 대구 디지털 경제를 선도하는 역할에다 디지털 혁신의 파트너로서 지역 기업이 더 많은 혁신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편 DIP는 1997년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의 지역조직인 대구소프트웨어지원센터로 출범, 2001년 재단법인으로 설립됐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