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농업에 디지털 혁신을 적용, 농가 소득을 획기적으로 올리는 동시에 삶의 질까지 높이는 '농업 대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세계 유수의 농업 강국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경북 농업에 맞게 접목하는 '경북형 스마트농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본지는 스마트팜의 가장 모범적인 나라로 통하는 네덜란드의 현지 취재를 통해 경북 농업의 미래를 엿봤다.
◆낙제점 농업환경 이겨낸 도전
네덜란드의 농업은 척박한 지형 조건을 이겨낸 도전 정신에 기반을 두고 있다. 바다보다 지형이 낮고 바람이 센 나라인 네덜란드는 일찌감치 시설 재배를 도입해 지리적·기후적 불리한 농업 환경을 극복했다.
지난달 19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찾은 웨스트 랜드는 전체 면적 90.58㎢ 가운데 평균 6㏊(헥타르·6만㎡) 크기의 유리온실 6천여 동이 빼곡히 대지를 메우고 있었다. 눈길 닿는 곳마다 반듯한 사각 유리온실이 들어서 있어 이곳은 일명 '글라스시티'(Glass City)라고 불린다. 온실 안에는 굵직한 푸른 줄기의 농작물들이 촘촘히 하늘을 향해 뻗어 올라 있었다. 동화에 나오는 잭과 콩나물 줄기가 연상될 정도였다.
웨스트 랜드는 세계 처음으로 유리온실 농업이 시작된 곳이다. 1850년쯤 포도 재배를 위해 유리와 벽돌을 이용해 만든 것이 시초인데 지금은 세계 유리온실의 메카로 통하며 한해 선진 농업을 배우려는 스마트 농업인들이 견학을 오고 있다.
현지 농업인 관계자는 "네덜란드는 평평한 지형에 비해 바람이 세고 폭우도 집중돼 있어 자연 상태의 농업환경을 낙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유리온실 등 시설재배를 통해 불리한 기후 조건을 극복해 부농이 됐다"고 귀띔했다. 네덜란드대사관에 따르면 현재 네덜란드의 1인당 농가소득(연 기준)은 국내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평균 1억원(8만 달러)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농업의 선진화를 선도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생산량만을 높이려는 자국 농업 이기주의와는 달린 농업 강국답게 질소배출량 감축을 위해 자국 농민 1만7천600여명이 사육하는 가축수를 절반까지 줄일 계획을 발표했다. 농업을 국제 표준에 맞추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 서게 한 스마트팜 기술과 교육
네덜란드의 스마트팜 기술은 자타공인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스마트팜 시공업체 꾸보(KUBO)는 국내외에서 가장 광범위한 선진 농업 상업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웨스트 랜드에 자리 잡은 온실 꾸보(KUBO)는 1945년 설립된 온실 설계 및 시공 전문 업체다. 자체개발 프로그램인 '파일럿'(Pilot)을 활용해 유리온실 내부의 온도와 습도는 물론 이산화탄소 수치 등을 자유롭게 조절하며 선진 농업의 진가를 구가하고 있었다.
같은 날 둘러본 스마트팜 꾸보 공장 내부는 다양한 모양과 쓰임새의 온실의 철골 구조물이 생산되고 있었다. 동행한 라이니어 반 헤어럴(Reinier Van Herel) 꾸보 사장은 "러시아 등 극한지방이나 두바이 등 사막지역에도 온실을 설치하고 있다"며 "지역마다 강수량과 일조량의 차이가 커 구조물 형태도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꾸보에 따르면 온실 설립 시 1㏊(1만㎡) 당 약 27억원의 시공비가 든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지만 그만큼 작물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져 손익분기점이 5년 미만일 정도로 짧다.
이어서 찾은 세계원예센터(World horti center)는 교육기관과 각종 농업기술산업 전시판매장, 실증체험시설 등을 동시에 갖춘 곳으로 2018년 3월 문을 열었다. 훅 판(Puck Van) 세계원예센터 최고경영자는 "매년 158개국 12만명이 찾아 네덜란드 스마트팜 기술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2층 전시공간에서는 농업 장비 업체의 최신 기술 및 제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원하는 경우 구매계약까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임상준 기자 news@iam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