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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새책] 다정한 서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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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민음사 펴냄

201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올가 토카르추크가 첫 에세이를 펴냈다. 그동안 발표했던 에세이와 강연록 6편씩 모두 12편을 그가 직접 선별해 묶은 것이다.

이 책은 문학을 사랑하는 그가 얘기하는 일종의 '문학 찬가'다. 읽기부터 쓰기까지 그의 다채로운 문학적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작가의 작업실에 초대돼 한 편의 소설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의 영감의 원천이 된 책들과 예술적 취향, 독창적인 상상력도 엿볼 수 있다.

서술 방식에 대한 파격적인 실험을 통해 자신만의 문학적 지평을 넓혀 온 토카르추크는 21세기가 요구하는 문학적 대안으로 '다정한 서술자'라는 혁신적인 개념을 제안한다.

"다정함이란 대상을 의인화해서 바라보고, 감정을 공유하고, 끊임없이 나와 닮은 점을 찾아낼 줄 아는 기술입니다.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은 대상에 끊임없이 생명력을 불어넣고, 인간의 경험들, 그들이 겪었던 상황들과 기억들로 대표되는 이 세상의 작은 조각, 파편들에 존재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토카르추크는 글쓰기의 과정에 내가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한 무한한 연대와 공감의 정서인 '다정함'이 수반돼야한다고 강조한다.

인공지능과 디지털의 발달로 종이책이 점점 사라져가는 시대에도 그는 문학이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믿는다. 인터넷과 네트워크가 급격히 발달했지만 사람들 간의 고리는 느슨해져버린 역설적인 현실 속에서 우리가 버텨낼 수 있는 것은 문학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 어쩌면 우리는 문학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행동 동기를 이해하고, 공감하고, 나아가 나와 동일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세상을 구원하는 것은 '다정한 이야기'라는 게 토카르추크의 말이다. 모든 것이 초고속으로 급변하고 팬데믹과 전쟁, 환경 문제가 끊이지 않는 현실에서 우리가 어디로 시야를 넓혀야할 지 힌트를 제시해주는 책이다.

"다정함은 우리를 서로 연결해주는 유대의 끈을 인식하고, 상대와의 유사성 및 동질성을 깨닫게 해줍니다. 이 세상이 살아움직이고 있고, 서로 끈끈하게 연결돼있으며, 더불어 협력하고, 상호 의존하고 있음을 인식하게 합니다." 380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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