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봉화 광산 매몰사고] 내시경 수색에도…아직 생존자 확인 못해

생존 예상지 시추 성공, 3곳 확인…매몰 당시 물 10 L 가량 들고 진입
전문가 "최대 21일 버틸 수 있어"

경북 봉화군 광산 붕괴사고 9일째인 3일 오후 고립된 작업자 2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봉화군 광산 붕괴사고 9일째인 3일 오후 고립된 작업자 2명에 대한 구조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사고 8일째인 3일, 고립된 작업자 2인의 생존을 확인하기 위해 내시경을 통한 수색이 진행 중이지만 이날 오후 6시 현재 생존 반응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당국은 3일 오전 5시쯤 76㎜ 천공기(3호공)를 목표 지점인 지하 170m 깊이에서 도달시켰고 오전 7시쯤에도 추가로 시추작업에 성공, 본격적인 실종자 생존확인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확인작업은 내시경 카메라에 음성장치를 달아 생존 예상지역을 훑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구조당국은 이날 오후 3시 33분쯤엔 6호공이 시추에 성공, 모두 3곳에서 생존자 확인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 낮 12시쯤 시추 갱도를 통해 돌을 치는 신호가 감지돼 구조당국이 내시경 등을 통해 갱도 내 확인 작업을 벌였으나 추후 반응이 없었고, 결국 물소리로 판명났다.

갱도 내부 확인 작업은 갱도 진입로 작업과 시추봉을 통한 내시경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다.

구조당국은 일단 목표지점에 도달한 관을 통해 만일을 대비해 미음과 기초약품키트(식염포도당, 종합진통, 해열제, 간이보온덮개) 등을 투입했다.

구조작업이 아직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실종 광부들이 기적을 일궈낼지 관심이 모인다.

전문가들은 재해 시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는 시점은 72시간이지만, 수분 공급 상태가 충분하다면 최대 21일은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혜진 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물이나 음식이 없을 경우 1주일까지 생존이 가능하고 물이 충분하다면 최대 3주까지 생존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나이와 건강 상태 등 개인마다 생존 가능 시간이 다르지만 매몰사고 당시 다치지 않았다면 감염 위험이 없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매몰사고 당시 실종된 두 작업자는 사고 전 커피 믹스 가루와 20ℓ 물 절반가량을 채우고 지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구조당국은 지하 170m 갱도의 경우 벽에서 지하수가 흐른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수분 공급이 충분해도 몸이 젖거나 저녁이 돼 기온이 내려가면 저체온증에 의해 생명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악조건 속에서 '정신적 공황' 상태가 찾아올 수 있는 만큼 구조에 속도를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 9일째인 3일 오후 구조 관계자들이 생존자 신호 확인을 위해 야간에도 작업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경북 봉화군 광산 매몰 사고 9일째인 3일 오후 구조 관계자들이 생존자 신호 확인을 위해 야간에도 작업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실제로 1995년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 19세였던 박모 씨가 17일(377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사례가 있다. 또 충남 청양군 고봉광산 지하 125m 갱도에 갇혔던 광부 김모(당시 36세) 씨도 15일 뒤 구조됐다. 당시 김 씨는 부인이 싸준 도시락을 이틀간 나눠 먹고 천장에서 떨어지는 지하수로 허기를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의 경우 칠레 광부 매몰사건은 21세기 가장 극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 사건은 2010년 8월 5일 아타카마 사막의 산호세 구리광산 붕괴사고로 갱도에 매몰된 33명의 광부가 69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일이다. 당시 구조당국은 사고 17일 만에 광부들이 갇혀있는 공간에 시추작업을 통해 구멍을 뚫고 그 관으로 생명 유지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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