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공격 시 北정권 종말"…한·미 국방장관 대북 경고장

美 오스틴 장관 "어떠한 공격도 용납 못해 주한미군 전력 계속 유지"
韓 이종섭 장관 "한반도 주변 전략자산 전개 빈도 상시 배치로"
북핵 대비한 확장억제 수단 운용연습 매년 개최…전술핵 재배치에는 선 그어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한목소리…전략폭격기 시찰도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3일(한국시간)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앞서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 입구에서 의장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가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핵을 쓰면 김정은 정권이 종말로 귀결할 것이라는 대북 경고장을 날렸다. 미국은 한반도에 전략자산 전개 빈도와 강도를 늘려 상시 배치에 준하는 효과가 있도록 운용하기로 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에서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연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북한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전략자산을 적시적이고 조율된 방식으로 한반도에 전개하고 대북 억제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조치를 지속해서 강구해 나가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종섭 장관은 "오스틴 장관은 한반도와 그 주변에 전략자산의 전개 빈도와 강도를 확대하는 방식을 통해 미 전략자산을 상시 배치에 준하는 효과가 있도록 운용함으로써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는 대북 맞춤형 억제전략(TDS)을 내년까지 개정하고 북한 핵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 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매년 개최하기로 했다. 지난 5년간 DSC TTX는 2차례만 열렸다.

아울러 오스틴 장관은 공동성명에서 "미국이나 동맹국 및 우방국들에 대한 비전략핵(전술핵)을 포함한 어떠한 핵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앞서 9월 열린 고위급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에는 없었던 강력한 대북 경고장이다. 또 '어떠한 핵공격'이란 구체적 언급을 한 것은 최근 북한이 전술핵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북핵 사용 억제를 위해 ▷동맹의 능력과 정보 공유 ▷협의절차 운영 ▷공동기획 및 공동실행 등 범주에서 협력하며 미국 핵 전략과 의사결정에 한국 관여를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전술핵 재배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이 장관은 선을 그었다.

오스틴 장관은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주한미군의 현재 전력 수준을 계속 유지한다는 미국 공약도 거듭 강조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소재 앤드루스(Andrews) 공군기지를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장관은 한미일 3자 안보협력 강화 추진에도 한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한미일 안보회의(DTT) 등 정례 안보회의체를 통해 3자 안보협력을 지속해서 증진 및 확대한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장관은 기자회견에 이어 한국군 참전기념비에 헌화한 후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방문해 B-1B, B-52 전략폭격기를 시찰했다. 이종섭 장관은 "유례없는 한미 국방장관의 미국 전략자산 현장 동반 방문은 북한이 핵 도발을 할 경우 한미가 이전과 완전히 다른 강력한 대응을 할 것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3일(한국시간)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앞서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 입구에서 의장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