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당권주자인 안철수 국회의원이 9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문책 범위를 확실하게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치고 나온 모양새라 배경이 주목된다.
정치권에선 안 의원이 참사의 후폭풍이 대통령에게까지 미치는 상황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이 장관의 자진사퇴를 주문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차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주류를 이끄는 '1호 당원'(대통령)의 마음을 얻기 위한 포석이라는 설명이다.
안 의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책임회피 문재인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국민생명에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상민 장관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사태 수습 후 늦지 않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안 의원은 "사고 직후 '우려할만한 인파가 아니었다', '경찰 배치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는 말로 국민의 공분을 일으켰다"고 이 장관을 꼬집기도 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철저하게 두둔했다. 안 의원은 "대통령도 국민이 갖는 상식적 의문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함께 분노했는데 '우리 경찰이 이렇게 엉터리냐', '네 시간 동안 쳐다만 봤다' 이 말에 모든 게 들어 있다"며 "국민이 경찰에 대해 묻고 따지고 싶었던 것을 대통령이 직접 따지고 물었다"고 치켜세웠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이 장관의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는 상황에서 여당 당권주자인 안 의원이 한 발 앞서 자진사퇴를 촉구한 것은 의외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국정최고책임자의 고유권한인 인사문제에 대해 훈수를 두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국무위원의 거취를 거론하는 것이 부담이긴 하지만 반대로 '대통령만은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당권주자에게 손해가 되는 발언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의원과 함께 차기 당권을 겨냥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도 전날 이 장관의 자진사퇴를 전망하는 발언을 내놨다. 윤 의원은 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장관도 현명한 분이니까 진상규명 후 본인 거취에 대해 어떤 말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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