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교칼럼] 마음 다이어트

능인스님

능인스님
능인스님

다이어트! 많은 사람이 한 번쯤 생각해 봤을 것이다. 나는 몸이 좋지 않아 5년 전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다. 결과는 고지혈증과 과체중, 위염 등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문제가 있었다.

어느 날부터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어깨도 아프고 특히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두통은 매일 나를 힘들게 했다. 새벽에도 간간이 심한 두통으로 일어나 가만히 멍한 상태로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았다.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에 검사해보니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때부터 제일 먼저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밀가루로 만든 국수 요리는 당분간 거리를 둬야 했다. 그것이 가장 힘든 일이었다. 사람은 음식을 입으로 먹고 코로 냄새 맡으며 먹고 귀로 들리는 소리로 먹고 생각으로도 음식을 먹는다. 그것은 사식(四食)으로 먹는다는 뜻이다. 많은 음식이 위에서 모여 가득 채워져도 눈과 귀 그리고 생각으로 만족을 하지 못하면 계속 위를 부풀려 먹더라도 허기가 진 느낌이 드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비만은 비교적 새롭게 부각된 건강 위험요인으로 만성질환 발생의 중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비만은 가공식품 섭취의 증가와 영양의 과잉 섭취, 신체활동의 부족 등으로 발생한다. 비만은 경제발전과 생활방식의 변화와 맞물려 발생하는 구조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개선이 쉽지 않다고 한다.

다이어트는 신체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나태해지고 무기력하며 우울 등 침울한 마음이 들어 선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 누군가를 돕고 보호하는 마음에도 문제가 생겼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몰려오는 졸음 때문에 마음을 다잡는다는 것은 어려움이 따랐다.

그래서 신체적인 다이어트는 물론이고 마음 다이어트도 시작했다. 음식을 앞에 두고 자꾸 먹고 싶은 생각이 가득해질 때 다음과 같은 마음을 유지했다. '마음이 탐심으로 가득해 분노와 두려움으로 가득한 인생으로 살고 싶지 않다. 그 마음은 음식이 대신해줄 수 없다. 그래서 이 음식을 적당히 먹어야 한다'고 지속적인 훈련을 했다.

오히려 먹고 싶은 욕구가 올라올 때는 마음을 먼저 돌아봤다. 만족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면 무엇인가? 라고 질문을 했다. 질문하는 시간을 따져 보니 3초 정도 소요됐다. 3초만 기다렸다가 생각이 어디로 흘러 들어가는지 자세히 살피다 보면, 어느새 음식을 먹어야겠다는 과욕을 부리는 마음이 사라지고 없다. 그제야 나는 비로소 내 몸의 주인 행세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까지 몸이 주인 노릇을 하면서 먹고 싶다는 데로 대령하기 바빴지만, 마음이 주인 노릇을 하니 몸을 조정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5년 동안의 노력 끝에 23kg을 감량할 수 있었다. 요요 없이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나의 생활방식도 건강하게 바뀌고 되도록이면 걷고, 움직이며, 마음도 가지런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몸과 마음을 가지런하고 고요하게 한다는 것 최상의 다이어트인 것 같다. 다이어트는 몸과 마음을 동시에 해야 한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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