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행안위서 발언권 놓고 다툼…"야! 말도 못하냐"

김진표 의장, 본회의 개의 두고 '고심'

국민의힘 간사인 이만희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오른쪽 세번째)이 1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이채익 위원장이 의사진행 발언을 주지 않은 문제로 언쟁을 벌이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왼쪽 작은 모습)이 언쟁을 벌일 때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의원들이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상민 행안부장관을 향한 발언권을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의원 간 고성이 오가면서 결국 회의는 산회됐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행안위 전체회의에는 이상민 장관이 전체회의를 통과한 행안부 소관 법안에 대한 감사와 함께 정부가 제안한 법안을 설명하기 위해 출석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이상민 장관에게 "장관님, 지금 상황이 굉장히 엄중하다"고 말했다가 국민의힘 소속 이채익 위원장으로부터 제지 당했다.

이 위원장은 "김교흥 간사님, 의사진행발언 한다고 하셨지 않냐"며 "의사진행발언은 위원장에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교흥 의원이 "그렇다면 신상 발언을 하겠다. 꼭 할 이야기가 있어서"라고 발언을 이어가려 하자 이 위원장은 "이렇게 하면 여당 의원도 발언을 해야 한다. 의사진행 발언이 아닌 부분에 대해선 발언 기회를 드리지 않겠다"고 맞받았다.

상임위 전체회의에서는 위원장이 의사진행을 하고 위원장에게 발언 기회를 요청해 받아들여져야 마이크 등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뭐하시는 거냐. 발언권은 줘야 한다"며 반발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조용히 하라" 는 등 맞서면서 여야 의원들 사이 고성이 오갔다.

장내가 어수선해지자 이 위원장은 "산회를 선포한다"며 의사봉을 두드렸다.

회의가 종료된 뒤 여야 의원들의 충돌은 더욱 거세졌다. 김교흥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 육성으로 발언을 강행하려 하자 행안위 여당 간사 이만희 의원이 "회의가 끝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성만 민주당 의원은 쓰고 있던 마스크 책상 위로 내팽개치며 "끝나고 말도 못해? 여기가 당신들 방이야?"라고 소리치며 삿대질을 했다. 이 과정에서 이성만 의원은 책상 위에 있던 종이 뭉치를 집어던지려는 시늉을 하기도 했다.

이에 이만희 의원이 이성만 의원 자리 앞까지 이동해 "누구한테 그딴 식이야"라고 언성을 높여 따졌고, 이성만 의원은 다시 "야! 회의 끝나고 얘기도 못하냐, 어디 간사라고"라고 함께 목소리를 높이며 맞섰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이 두 의원을 말리면서 여야 의원들은 각자 소회의실로 퇴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해임건의안은 이날 본회의가 열릴 경우 자동 보고된다. 본회의 보고 후 24~72시간 이내에 무기명투표에 부쳐지는데, 이 기간 내 표결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폐기된다.

현재 여야 원내대표는 본회의 개의 여부를 두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야 충돌이 거세진 가운데 김진표 국회의장이 본회의 개의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