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특위) 야당 측 의원들은 1일 유가족들을 만나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다.
특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준비모임' 소속 희생자 유가족 20여명을 만났다.
이날 간담회는 유가족 측이 특위에 만남을 요청해 마련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배우 고(故) 이지한 씨의 아버지 이종철 씨는 "대통령실에 면담을 요청했는데 한 달 가까이 연락이 없다"면서 "우리도 똑같이 세금 내는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 씨는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은 채로 "진실을 밝혀달라"며 "이상민 장관 파면을 요구하는 게 정쟁의 소지가 있느냐. 이게 나라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리 유족들이 호구로 보이시느냐", "저희도 똑같이 세금을 내는 국민"이라며 오열하기도 했다.
이 씨 어머니 조미은 씨는 국정조사에 대해 "45일이라는 짧은 기간, 대통령 경호처도 제외된 합의에 마음이 불편했다"며 "국회가 진정한 진상규명의 의지가 있나 하는 걱정에 잠을 못 이뤘다"고 우려했다.
그는 "158명의 아들, 딸 한 명 한 명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아들, 딸이었는지 헤아려주시길 바란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이들의 잘못을 철저히 규명해달라"고 울먹였다.
고 박가영씨의 어머니 최성미 씨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를 언급하며 "저는 세월호 엄마 손을 잡고 힘내시라고, 세월이 약이라고 정말 마음 깊게 위로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그런 말을 했던) 제 입을 찢고 싶다. 가슴을 찢고 싶다"고 호소했다.
한 희생자의 어머니는 "유가족들이 왜 서로 만나면 안 되느냐"며 "당사자가 아니면 이 고통은 누구도 공감할 수 없다. 그런데 왜 유가족 명단이 없다고 거짓말하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유가족 측은 이날 특위에 ▷희생자 추모공간 마련 ▷유가족 소통 공간 마련 ▷국정조사 예비조사에 유가족이 추천하는 전문위원·전문가 참여 등을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우상호 특위 위원장은 여당 의원들이 불참한 데 대해 "적어도 유가족을 만나는 자리만큼은 정쟁과 무관하게 만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유감을 표했다.
우 위원장은 이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를 둘러싸고 국정조사 보이콧 이야기까지 나오는 점에 대해 답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거취 문제가 거론되는 것조차 부끄러운 일이다. 지금 당장 물러날 수 없다면 국정조사가 끝나고 사퇴하겠다는 약속이라도 해주셔야 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특위 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응분의 책임자 처벌, 앞으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후 대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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