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예산을 둘러싼 대구 중구청과 중구의회의 갈등이 고소전으로 치닫고 있다. 사건 경위에 대한 당사자 간 진술이 엇갈리는 가운데 양측의 감정싸움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7일 오전 11시쯤 권경숙, 김효린 중구의원은 대구경찰청 앞에서 중구청 A국장을 공무집행방해, 협박 혐의 등으로 고소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의원은 "A국장이 예산 삭감에 대한 불만을 품고 욕설과 모욕적인 언사로 소란을 피우다가 의자를 들어 탁자에 내리치는 등 난동과 폭력을 행사해 구의원들을 모욕하고 협박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중구의회와 중구청 간 갈등은 지난 16일 내년도 집행부 예산 심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중구청에 따르면 당시 구의회가 중구청이 제출한 관광 예산 77억원 중 52억원(67%)을 삭감하자 중구청 A국장이 본회의장 뒷문으로 들어가 소명 기회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A국장은 뒷문으로 다시 나오다가 본회의장과 연결된 대기실 의자에 발이 걸려 넘어졌고, 욕설을 내뱉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중구청 B국장은 "욕설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의자를 들어 내리치진 않았다"며 "의원들을 향한 행동도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사건의 발단이 된 예산안에는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동성로 미디어 아트센터 구축 ▷대구 형무소 역사관 조성 사업 등이 포함됐다. 중구청 최춘실 관광경제국장은 "중구는 관광사업을 위주로 하는 곳이기 때문에 코로나가 끝나가니 관광을 다시 활성화해보자는 차원에서 올렸던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구의회는 사업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계획성이 미흡한 것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업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아서 예산을 승인할 수가 없었다"며 "이인성 아르스 공간 조성 사업은 상세 계획서조차 없었고 시뮬레이션 사진 딱 한 장 제출한 게 다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과거 추경 예산 심사 때도 구청 간부가 구의원에게 무작정 전화해서 '그냥 통과시켜 달라'고 외압을 행사했다"며 "그런 방식으로 구비를 사용한다면 구의원이 업무를 태만하게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구청과 구의회의 첨예한 갈등에 대해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필요한 사업이라면 구청이 더욱 충분한 준비를 해서 추경으로 편성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폭력적 언행이나 고소 등 감정적인 갈등으로 치닫고 발목 잡기식으로 이어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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