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광고등학교 출신 2명의 '절친'이 대구의 금융권을 책임지게 됐다. 막역한 사이지만 이제는 지역 시장 확장을 위해 진검 승부를 펴야할 처지에 놓였다.
이야기 주인공은 황병우 신임 DGB대구은행장과 손원영 농협중앙회 대구본부 신임 본부장이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성광고 1학년 때 1반으로 '짝꿍' 사이다. 대학도 똑같이 경북대를 졸업하는 등 40여 년 동안 우정을 간직해 왔다.
고교 시절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도시락 반찬통을 꺼내 놓으며 정을 냈다고 한다. 손 본부장은 "모두 촌에서 올라와 형제처럼 의지하며 지냈다"며 "특히 소시지, 계란 등 맛난 도시락 반찬은 서로 뺏어 먹으며 '의리'를 지켰다"고 말했다.
주변에선 당시 두 사람의 담임 선생님을 두고 "그 선생님이 살아 계시고 연락이 닿는다면 대출 걱정은 없을 것"이라며 "한 명이라도 나선다면 특혜(?)는 그다지 어렵지 않겠느냐"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두 사람은 모두 올해 초 발탁돼 승진했다. '될 사람이 됐다'는 인사평이 주류여서 조직 내 두 사람의 능력은 정평이 나있다. 각각 M&A(황 은행장), 지점장(손 본부장) 출신으로 전략과 영업이라는 자신만의 무기도 장착돼 있다.
대구은행과 농협이 지역 금융 시장의 양대 업체인 만큼 두 명의 수장들에겐 사세를 확장시킬 숙제가 놓여있다. 올해부터 급속히 악화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 환경 속에서, 두 사람에게 거는 조직의 기대도 각별하다. 만약 어느 한쪽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친구가 있는 다른 조직은 그만큼 쇠퇴할 가능성이 크다.
사정을 아는 두 사람은 페어플레이를 강조했다. 황 은행장은 "우리는 기업과 가계를 직접 상대하지만 농협은 특수금융으로 분류되는 등 서로 고객 구조가 다르다"면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우정에 금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손 본부장도 "경쟁할 일은 선의로 경쟁에 임하겠으나 지역 금융 업계에서 협업할 일이 더 많을 것"이라며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기 때문에 협업할 일에 대해서는 조금도 걱정 말아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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