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뉴 관광지] <14> 천혜의 자연경관 간직한 '예천의 권역별 관광코스'

용문권역, 금당실마을-초간정-용문사-소백산하늘자락공원 여행코스
보문권역, 약 12km에 달하는 벚꽃터널과 내성천 강수욕장
감천권역, 어린이 교육 관광코스...천문우주센터-박물관-석송령

가을철 단풍이 든 초간정 모습. 예천군 제공
가을철 단풍이 든 초간정 모습. 예천군 제공

팬데믹 이후 언택트 관광으로 자연을 품은 관광지가 각광받고 있다. 오랜 세월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켜온 경북 예천군은 고즈넉하고 아늑한 관광의 도시로 손꼽힌다.

예천의 관광지는 예천읍 시가지를 중심으로 권역별 색다른 관광이 가능하다. 사계절의 아름다움과 함께하는 예천의 권역별 관광지를 소개한다.

봄철 용문권역 관광지 코스를 안내하는 벚꽃길. 예천군 제공
봄철 용문권역 관광지 코스를 안내하는 벚꽃길. 예천군 제공

◆용문권역 관광지에서 만나는 '소백산 파워 스폿'

예천읍에서 출발해 용문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금당실 마을'을 만날 수 있다.

금당실 마을은 조선시대 '천재나 싸움이 일어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십승지(十勝地) 중 한 곳이다. 조선시대 전통 가옥 수십 채가 잘 보존돼 있으며, 금곡서원과 추원재, 반송재 등이 대표적인 고택이다.

금당실 마을 내에 있는 금당주막. 예천군 제공
금당실 마을 내에 있는 금당주막. 예천군 제공

금당이란 이름은 마을 지형이 '물 위에 떠 있는 연꽃을 닮았다'고 해 붙여졌다고 한다.

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끝없이 이어지는 소담한 돌담길이다. 마을 고택을 잇는 7.4km의 돌담길은 투박한 아름다움과 고즈넉한 풍광을 지녀 산책하듯 걸으면서 사색에 빠지기에 더없이 좋다.

금당실 마을에서 나와 차로 조금만 이동하면 명승인 초간정이 나온다. 초간정은 초간 권문해(權文海)가 나이 49세인 1582년에 공주목사를 그만두고 낙향해 지은 별채 정자다.

매봉과 국사봉 사이 예천읍으로 흐르는 금곡천변에 세워진 초간정은 권문해가 풍류를 즐기기 위해 지은 정자가 아니라 주자가 거처했던 무이정사와 같이 서재의 용도로 지었다.

계곡 암반 위 초간정은 주변으로 우거진 소나무 숲과 굽이쳐 흐르는 계곡이 벼랑과 함께 깊은 소(沼)를 이루는 자리에 있어 그야말로 장관이다. 이곳에 오르면 잠시나마 속세를 잊어버린 신선이 된 듯한 기분까지 느껴진다. 특히 단풍이 드는 가을철에는 더욱 아름다움을 뽐낸다.

회전식 경장 윤장대가 있는 천년고찰 용문사 전경. 예천군 제공
회전식 경장 윤장대가 있는 천년고찰 용문사 전경. 예천군 제공

초간정을 나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소백산 기슭 천년고찰 용문사가 나온다.

다수의 문화재와 보물이 있어 사찰 전체가 문화유산의 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2일 목조건물 대장전과 불교경전을 보관하는 회전식 경장 윤장대가 국보 제328호로 지정돼 이목을 사로잡는다.

대장전과 윤장대는 고대 건축물로는 드물게 발원자와 건립 시기, 건립 목적이 분명하게 중수기에 전해진다. 윤장대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건립된 대장전은 국내 유일의 경장 건축의 특징을 지녔다.

불교 경전을 보관하는 회전식 경장으로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는 것과 같다는 공덕신앙이 더해진 윤장대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불교 경장신앙을 대변하고 있다.

특히 힐링 명소로 꼽히는 용문사에 머무는 동안 불교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템플스테이는 사계절 내내 참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소백산 하늘자락공원과 공원 내 조성된 전망대. 예천군 제공
소백산 하늘자락공원과 공원 내 조성된 전망대. 예천군 제공

용문권역의 마지막 코스는 소백산 하늘자락 공원이다. 소백산 하늘자락 공원은 우리 몸이 가장 편안함을 느낀다는 해발 730m에 조성됐다.

공원 내 세워진 하늘전망대는 23.5m의 높이, 나선형 오르막길로 지어져 소백산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360도 어디서든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전망대 아래 하늘 인공 호수인 국내 최대 규모의 양수발전소 상부댐이 자리잡고 있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도 눈에 담을 수 있다.

보문면 내성천을 따라 길이 12km 달하는 벚꽃터널이 펼쳐져 있다. 예천군 제공
보문면 내성천을 따라 길이 12km 달하는 벚꽃터널이 펼쳐져 있다. 예천군 제공

◆보문면 내성천 따라 길이 12km 달하는 벚꽃길

예천 보문권역은 다가올 봄, 꽃놀이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인 곳이다. 예천 보문면 벚꽃길은 경주 보문단지 벚꽃만큼이나 벚꽃이 장관이다. 예천읍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예천IC 인근 보문로를 시작으로 내천성을 따라 문수로로 이어지는 벚꽃길은 길이만 약 12km 달한다.

이곳 벚꽃길은 잘 알려지지도 않아 벚꽃놀이가 한창일 시즌에도 인적이 드물다. 덕분에 봄 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딱 좋은 곳이다.

특히 이 도로 양옆에 심어진 벚나무가 만개하면 벚꽃터널을 이뤄 장관이다. 유명 벚꽃 관광지에 몰리는 인파와 교통체증이 걱정된다면 올 봄에는 예천 보문면 벚꽃길을 추천한다.

보문면 주민들이 내성천 옛 모래강의 모습을 되찾고자 직접 복구작업에 나섰다. 복구작업이 완료된 후에는 점차 금빛 내성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윤영민 기자
보문면 주민들이 내성천 옛 모래강의 모습을 되찾고자 직접 복구작업에 나섰다. 복구작업이 완료된 후에는 점차 금빛 내성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윤영민 기자

봄철 벚꽃놀이를 놓쳤다면 여름철 내성천 강수욕장을 찾으면 된다. 문수로의 벚꽃길을 따라 흐르는 내성천에서는 백사장 같은 모래톱에 돗자리를 깔고 강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곳 내성천은 푸른 강물과 모래톱이 어우러진 대한민국 고유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최근 육지화로 인해 내성천 고유의 모래톱이 잡풀 등으로 뒤덮혀 사라질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내성천을 끼고 사는 보문면 주민들이 나서 모래톱을 덮은 잡풀을 제거하고 모래톱 평탄화 작업을 통해 옛 모래톱의 모습을 되찾았다.

여름이 되면 이곳을 찾을 관광객들을 위해 주민들이 직접 강수욕에 필요한 각종 용품들을 제공하고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각종 부대시설 조성도 예천군에 제안할 계획이다. 올 여름철 강수욕장으로 다시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예천천문우주센터 인근 만개한 벚꽃길 모습. 예천천문우주센터 제공
예천천문우주센터 인근 만개한 벚꽃길 모습. 예천천문우주센터 제공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는 감천권역 광관코스

예천읍에서 북동쪽에 위치한 감천면은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관광지들이 모여 있어 교육 관광지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별을 관측하는 천문우주센터를 비롯해 유물이 가득한 박물관, 전설을 간직한 고목 등을 만날 수 있다.

감천면 덕율리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예천천문우주센터가 눈에 들어온다. 예천천문우주센터는 20여 년간 유로관객 50만 명이 찾는 과학관광시설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별을 관측할 수 있는 천문대를 통해 별을 보며 우주에 대한 상상력도 키우고 우주환경체험관에서 우주를 간접 체험하면서 우주 관련 장래 희망도 가질 수 있어 교육장 겸 관광지로 사랑을 받고 있다.

예천박물관 앞에 붉은 철쭉이 핀 모습. 예천군 제공
예천박물관 앞에 붉은 철쭉이 핀 모습. 예천군 제공

천문학을 공부한 뒤에는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박물관을 찾아보자. 천문우주센터를 지나 차로 조금만 이동하면 보물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예천박물관이 나온다.

예천박물관은 '자연의 맥이 흐르다' '예천 역사의 맥을 짚다' '유교문화의 맥을 잇다' '예술과 문화의 맥이 통하다'라는 주제를 통해 선조들의 문화가 찬란하게 꽃 피웠던 고장의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가치를 계승하고 있다.

현재까지 정탁초상, 대동운부군옥 등 보물 708점과 해동잡록, 김영열 좌명공신 교서 및 회맹록, 금곡서당 창립문, 윤탕신 목패 등 도지정문화재 34점을 포함해 2만4천여 점의 유물을 기증·기탁받아 관리하고 있다. 그야말로 살아있는 역사가 숨쉬는 곳인 만큼 어린이는 물론 성인들에게도 좋은 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감천면에 살아있는 전설 '석송령'. 예천군 제공
감천면에 살아있는 전설 '석송령'. 예천군 제공

감천권역 관광지에는 머니머니해도 세금을 내는 소나무인 석송령이 가장 유명하다. 이 소나무는 약 700년의 만고풍상을 다 견딘 반송이다. 11m 높이에 동서 32m, 남북으로 22m나 가지를 뻗고 있어 우산을 쓴 듯한 모습에 우람하고 멋스럽다.

일제가 미신의 대상으로 여겨 베어 내려고 했지만 작업하러 온 인부가 크게 다쳐 무사했다는 이야기, 한국전쟁 당시 사람들이 나무 밑으로 숨어 공습을 피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회자된다.

1927년에는 이수목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토지 3천937㎡를 나무 앞으로 이전하고, '석평마을의 영험한 나무'라는 의미로 석송령이라 이름했다.

이때부터 주민들이 계를 조직해 나무를 관리해 왔고,1980년대 초에는 이 소식이 청와대에까지 전해져 500만원의 하사금까지 받게 됐다. 주민들은 토지 임대료에 이 돈까지 보태 매년 마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석송령은 살아있는 전설이자 현재로 어린들의 호기심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관광지로 손꼽힌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천혜의 자연경관에 스마트한 현대식 관광 개발로 조화를 이루고 예천의 장점을 살려 권역별 관광지를 지속해 개발하고 예천읍이 각 관광지를 잇는 핵심장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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