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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 너드브루어리 대표 "경북 농산물 술로 축제 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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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만들려 대학도 화학 관련 전공…맛·병 라벨 젊은이들 호기심 자극
막걸리 '너디펀치' 시리즈 인기
"20, 30대 청년층 관심 끌어내면 청년 지역으로 불러올 수 있을 것"

너드브루어리가 만든 막걸리를 소개하는 이승철 대표. 이화섭 기자.
너드브루어리가 만든 막걸리를 소개하는 이승철 대표. 이화섭 기자.

몇 년 전부터 20~30대 연령층을 위주로 많이 쓰이는 영어 단어 중 '너드'(Nerd)라는 말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원래는 '따분한 사람' 혹은 '컴퓨터만 아는 괴짜'라는 뜻으로 부정적 의미의 단어였지만 지금은 한 가지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으로 무장해 집중적으로 파고들지만 매력있는 사람의 긍정적 의미를 덧붙이고 있다.

이러한 '너드' 정신을 바탕으로 전통주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30대 청년이 경북 상주시에 있다. 이승철(31) 농업회사법인상주주조·너드브루어리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

이 대표가 만든 막걸리 '너디펀치' 시리즈는 온라인은 물론 전통주 바람이 불고 있는 수도권에서 주목하고 있는 막걸리다. '너디펀치', '너디킥', '너디홉' 등 3종류인 '너디펀치' 시리즈 막걸리는 상주의 찹쌀로 빚어 만들었으며, 감각적인 병 라벨 뿐만 아니라 그 맛 또한 많은 젊은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너디홉'은 '바질막걸리'라고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대표가 술을 만들게 된 건 '술을 좋아해서'라는 너무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사실, 미성년자 때 몰래 술을 마시기 시작했어요. 맥주, 소주만 마시다가 아는 동네 형이 '데킬라 선라이즈'라는 칵테일을 한 번 맛보게 해 줘서 마셨는데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런데 칵테일은 비싸잖아요. 그래서 '술을 저렴하고 맛있게 만들어서 이런 걸 만들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술 만드는 걸 배워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래서 대학교도 화학 관련 전공으로 공부했어요."

서울에서 나고 자란 이 대표가 상주에 온 건 2021년. 경상북도와 도내 기초자치단체의 청년마을사업 프로그램에 참여해 정착한 지 2년이 거의 다 되어 간다. 많은 곳 중 상주를 선택한 이유는 농산물과 교통망, 사람들의 정 등 긍정적인 면이 너무나 많은 도시지만 이를 활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라고. 그래서 경쟁을 덜 하면서도 생각한 바를 펼쳐 볼 수 있겠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었다.

"술을 좋아하니 맥주를 해 볼까 하다가 맥주는 우리 농산물로는 만들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상주의 쌀로 막걸리를 만들었죠. 상주에 와 보니 '상주주조주식회사'라는 옛날부터 존재하던 전통 양조장이 있었더라고요. 그 곳의 역사성을 이어받고 싶다는 다짐과 함께 전통적인 막걸리는 많으니 '막걸리의 고정관념을 넘는, 막걸리스럽지 않은 색다른 막걸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만든게 '너디펀치' 시리즈입니다."

전통주의 바람이 거센 서울과 달리 아직 대구경북권은 전통주의 바람이 잔잔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좋은 술의 생산지이지만 소비는 미미한 지역 내 전통주 시장의 흐름에 대해 이 대표는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축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제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게 경북 지역의 다양한 전통주나 수제 맥주 등을 다른 지역에 알려서 20~30대 청년층의 관심을 이끌어낸다면 이것이 지역의 사업이 되고, 청년들을 지역으로 불러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거든요. 코로나19 관련 문제도 많이 해결된 상태니까 경북 지역의 농산물로 만든 전통주로 축제를 만들어보는거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전통주의 매력을 알게 된다면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전통주 바람이 불고, 지역 내 소비도 늘고 거기에다 경북과 상주의 매력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이 대표는 "상주주조주식회사 터에 공유 양조시설을 만든다던가, 상주를 포함한 경북지역 청년 농부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다양한 술 개발, 술병이나 라벨 디자인을 만들 디자이너 유치 등 차근차근 실행하려면 10년은 걸릴 아이디어들의 현실화를 가장 많이 고민한다"며 "너드브루어리가 '상주에서 취업하고 싶은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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