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을 온전히 느끼기에 동시조만한 게 있을까.
언니가 캐온 봄 냉이, 된장국에 들어가 얼마나 뜨거웠을까 싶어 호호 불어준다. 차례로 흐드러지게 피는 봄 꽃들은 달리기를 잘도 한다. 겨울 내내 눈 덮인 하얀 산에 화가인 살랑바람이 불자 봄꽃들이 그림 같이 피어난다. 빨랫줄에 거꾸로 매달린 자벌레 한 마리, 한껏 등을 굽혔다 몸을 길게 내펴는데 번데기 허물 옷 벗기 위한 한여름 더위 속 운동을 한다…
동심의 특징 중에는 세상의 모든 사물이 살아 있다고 믿는 '물환론적 사고'가 있다고 한다. 책을 펴낸 김용주 시인은 이 사고를 바탕으로 자연이나 사물을 통해 맑고 깨끗한 동심을 보여준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동시조 '별이 된 별별 이야기'엔 가을 비를 맞아 길 한복판에 떨어져 울고 있는 낙엽의 눈물을 닦아 책 속에 '노란 꿈 맘껏 꾸어라'며 가만 넣어둔다. 시조 구절이 따뜻하다 못해 사랑스럽다.
동시조 곳곳에서 앞산, 침산동 등 익숙한 대구 지명이 담긴 자연도 마주할 수 있다. 그래서 반갑기까지 하다. 시조 구절을 찬찬히 느낄 때마다 눈물도 살짝 고이는데 잊고 살았던 순순한 옛 마음이 떠올라서일까. 어서 봄과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마주하고 싶은 느낌이 든다. 120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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