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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신영복을 몰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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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훈 논설위원
정경훈 논설위원

노무현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추진했다.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앞장서 이를 뒷받침했다. 그 대열의 선두 그룹에 정동영 당시 당 의장이 있었다. 그는 2006년 "한미 FTA가 완성되면 향후 50년간 한미 관계를 지탱시켜 줄 기둥이(한미 군사동맹에 이어) 두 번째로 생겨나는 것" "미국과의 FTA는 불가피하고 미국 시장을 넓혀 가는 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며 한미 FTA를 옹호했다.

그러나 노무현 전 대통령과 결별하면서 반대로 돌아섰다.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 동원한 수사(修辭)가 '그때는 몰랐다'였다. 2011년 10월 11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한미 FTA 끝장 토론에서 당시 민주당 소속 정동영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저도 까맣게 몰랐습니다. 2008년 월가가 무너지고 나서야 '아 이게 신기루구나. 우리가 금융 허브, 우리도 돈장사해서 미국같이 홍콩같이 돈을 벌 수 있다라고 생각했던 FTA가 환상이구나' 하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어이없는 자기 부정이다.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 용감한 고백인가 아니면 곤란한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입에 발린 말인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에게도 같은 물음을 던질 수 있다. 안 의원은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인재영입위원장으로 있었던 2016년 1월 고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를 조문한 자리에서 "주위 사람들을 모두 맑게 만드신 분" "시대의 위대한 지식인"이라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가 "윤석열 대통령이 충격을 받았으며 미리 알았다면 단일화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하자, 안 의원은 "신영복을 잘 모를 때 했던 얘기"라고 했다. 사실이라면 이 역시 충격적이다.

신 교수는 1968년 북한의 지령과 자금을 받아 조직된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88년 '사상전향서'를 쓰고 20년 만에 가석방됐다. 하지만 출소 후 "전향서는 썼지만 사상을 바꾸지 않았고, 통혁당 가담은 양심의 명령이었다"고 해 보수 진영의 격분을 산 바 있다.

이는 우리 현대사에 최소한의 관심만 있다면 모를 수 없는 사실이다. 기본 소양(素養)의 문제다. 지적 게으름을 의심하기에 충분하다. 이런 사람이 여당 대표가 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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