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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김교영] 선거가 끝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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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영 논설위원
김교영 논설위원

독설(毒舌)이 춤을 췄다. 감언이설(甘言利說)이 흥성거렸다. '내로남불'은 역시 약방의 감초였다. 그들은 '심부름꾼'이라며, 뻣뻣하던 허리를 숙였다. '깜깜이' 공천 속에 세상에 죄지은 자들도 선거판에 뛰어들었다. 진영 싸움과 세력 결집은 선거 막판을 뜨겁게 달궜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일꾼과 지역의 미래를 결정하는 민주주의 절차다. 시·도지사를 비롯해 단체장 243명, 교육감 16명, 지방의원 3천968명 등을 뽑는 선거였다. 물론 14곳의 국회의원 재보궐(再補闕)선거도 있었지만, 핵심은 지방선거다. 그러나 선거판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대 정당의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됐다. '내란 심판' VS '정권 심판', '대통령 힘 실어주기' VS '보수 결집' 구도에 지역을 살릴 정책, 지방 정치는 묻혔다.

선거는 끝났다. 말의 성찬(盛饌), 달뜬 분위기도 사라졌다. 거리에서 인사하던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은 떠났다. 선수도 관중도 모두 일상으로 돌아갔다. 당선자와 낙선자는 선거의 여운(餘韻)에 머물고 있겠지만. 선거는 연극과 비슷한 점이 많다. 후보의 출마는 배우가 무대에 서는 것과 유사하다. 배우는 분장을 하고 연기로 관객에게 구애한다. 후보는 자신을 포장하고 공약으로 유권자의 지지를 간구한다. 연극의 3대 요소는 배우·희곡·관객. 그럼, 선거의 3대 요소는 후보·공약·유권자? 이토록 오묘한 대칭이 있을까.

선거 뒤의 공허함은 막(幕)이 내린 무대의 허전함을 닮았다. 이 느낌을 온전히 살린 옛 노래가 있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객석에 남아/ 조명이 꺼진 무대를 본 적이 있나요/ 음악소리도 분주히 돌아가던 세트도/ 이젠 다 멈춘 채 무대 위에/ 정적만이 남아있죠…." 1980년 대학가요제에서 은상을 받은 그룹 '샤프'의 '연극이 끝난 후'의 한 소절이다.

선거가 진짜 연극이 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후보의 언행이 배우의 '연기'였다면, 선거는 '국민 사기극'이다. 연극은 '허구'이며 '예술'이다. 선거는 '사실'이며 '정치'다. 연극의 끝은 '카타르시스'를 선사하지만, 선거의 끝은 '감정의 응어리'로 남을 수 있다. 관객은 유희(遊戲)를 만끽하면 된다. 유권자는 그럴 수 없다. 구경꾼이 아니라 파수꾼이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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