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과 멀어진 민주당…잃어버린 신뢰 찾을 길은 `오로지 희생`

민심과 멀어진 민주당…잃어버린 신뢰 찾을 길은 '오로지 희생'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이 대표, 정치·정당 개혁 어느 것 하나 약속 지키지 않아" 비판
민주당 이 대표 방탄에 몰두 '국민 신뢰 잃어'…"신뢰 회복할 개혁 추진해야"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청년 당원들이 6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이란 주제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정치·정당 개혁 어느 것 하나 약속대로 실천하지 않았고, 당은 분열되기만 했다"고 비판하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의 이재명이어야 다시 국민들이 다시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청년 당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이 대표 사법리스크 대응에 골몰하면서 각종 민생 위기 대응에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정국에서 당 지도부가 '체포동의안 부결'이라는 단일대오만을 주장하며, 소수 의견은 듣지 않는 등 당내 민주주의를 무시하면서, 당내 민주주의가 망가져 그 속에서 '국민이나 개인은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밥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 데 밥그릇 두고 싸운다. 창피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며 허리 숙여 사과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당 대표 당선 이후 8개월 간 "국민의 삶도 정치 개혁도 정당 개혁도 그 어느 것 하나 약속대로 실천하지 않았고 당은 분열되기만 했다"며 이에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때도 "압도적 부결을 예상했지만, 찬성표가 한 표 더 많았다. 강성 팬덤의 위세에 눌려 앞에서 반대하고 뒤에서 찬성하는 의원이 많다는 게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이 대표 방탄에 몰두하면서 정작 윤석열 정부와 맞서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은 "국민을 위해 싸운 민주당이 지금은 누구를 위해 싸우고 있나"라고 물으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죽음을 불사한 김대중, 3당 합당 때 홀로 손을 들고 반대 의견이 있다고 했던 민주당의 노무현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를 위한 사당(私黨)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당 되기 위해서는 이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의 이재명이어야 한다. 그래야 다시 국민들이 민주당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길을 오로지 희생밖에 없다"며 이 대표 사퇴를 포함해 당 개혁 방안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박 전 위원장과 청년 당원들은 ▷민주당 당직자 교체 ▷외부인사로 구성된 민주당 혁신회의 ▷ 당대표급 공통공약추진단 ▷당대표 타운홀 미팅과 당원, 비당원이 모이는 연석회의 등을 제안했다.

이들은 "(민주당 고위 당직자들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폭력적 팬덤에 기승하고, 소수의 발언을 압력으로 묵살시켜 민주당을 위기로 밀어 넣었다"고 주장했다. 또 외부인이 참석한 혁신회의를 통해 외부인의 시선에서 민주당 혁신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대표가 주관하는 타운홀 미팅에 당원을 포함한 국민도 참석하도록 하고, 세대와 성별, 지역, 당원과 비당원을 구분하지 않는 연석회의를 열겠다고 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 사퇴를 요구하지는 않는다"며 "이는 당 안정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사퇴하느냐 마느냐 보다 당을 개혁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개인적인 생각을 전제하면서 "지금 당은 전략도, 가치도 없어 보인다. 그런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느냐 했을 때, 대변인이나 사무총장, 전략기획위원장 등을 전면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심과 민심은 괴리가 있다'며 이를 위해 "국민과 고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