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네아저씨의 세계여행기] 세계7대 불가사이를 만나러 리우데자네이루로 간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대표하는 거대 예수상과 맞은 빵 지 아수카르가 한 눈에 들어 온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대표하는 거대 예수상과 맞은 빵 지 아수카르가 한 눈에 들어 온다.

"1월의 강"이라는 뜻의 도시이름을 가진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이하 리우로 약칭)는 현지어로 "히우 지 자네이루"라 일컫는 브라질 제2의 도시이다. 세계에서 관광객이 모이는 이곳은 리우 카니발(매년 사순절 전날까지 5일간 개최)로 유명하며 대표명소로는 거대 예수상과 코파카바나해변 그리고 빵산이라고도 불리는 빵 지 아수카르를 꼽는다.

치에떼(Tiete)터미널에서 리우까지는 고속도로를 달려 6시간이 소요된다. 중간에 식사하라고 휴게소에 버스를 세워 주길래 사람들을 따라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이곳은 접시에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담아 무게로 돈을 지불하는 뷔페식당이었는데 즉석에서 요리사가 구워주는 스테이크를 담든 맛없는 서양배를 담든 무게가 같으면 가격은 동일했다.

처음에는 의아했으나 드디어 내가 남미에 와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가격까지 착했다. 무게단위로 돈을 낸다고 킬로부페(Kilo Buffet) 또는 뽀르킬로(Por Kilo)라고 한다.

리우데자네이루의 랜드마크이며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예수상
리우데자네이루의 랜드마크이며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예수상

◆ 예수상을 만나다.

화려한 카니발의 도시 리우를 양팔로 감싸고 있는 형상의 예수상은 해발 710m의 꼬르꼬바두산 정상에 위치해 리우시내 어디에서나 보이는 랜드마크로 세계인들에게 익숙한 곳이다. 시내버스를 타고 꼬르꼬바두에서 내려 30분마다 출발하는 트램을 이용하면 가파른 톱니레일을 타고 예수상 바로 앞까지 올라갈 수 있다.

여태 지구 반대편에서 사진으로만 보아오던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예수상을 바로 밑에서 올려다보고 있다는 사실은 스스로 믿기지 않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세계 각지에서 온 방문객 모두가 감격스러운 얼굴들이다. 연신 셔터를 누르고 통화를 하고 바닥에 누워 예수상을 올려다보며 찍기도 하고 더러는 무릎 꿇고 기도하기도 한다. 물론 예수상의 기단부에는 기도를 할 수 있는 예배실이 마련되어있다.

이 예수상은 포르투갈로부터의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6년에 걸친 공사끝에 1931년 완공된 높이 38m, 양팔길이 28m에 달하는 구조물로 여기서 아래로 굽어보면 설탕빵이라는 뜻의 "빵 지 아수카르"(Pão de Açúcar-설탕덩어리를 닮았다고 영어로는 슈가로프라고 부르기도 한다)가 보이고 해안가 안쪽으로는 세계부호들의 고급별장들이 줄지어 있다. 반대편으로는 코파카바나 해변이 이어져 있다. 왜 리우를 세계 3대 미항 중 하나로 꼽는지 알 것 같았다.

리우데자네이루의 아름다운 만의 모습
리우데자네이루의 아름다운 만의 모습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아름다운 항구의 맞은편 산기슭에는 여행자는 고사하고 인터폴조차 들어갈 엄두를 못 낸다는 빈민판자촌들이 다닥다닥 붙어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 모습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것도 그리스도의 발치에서 바라보는 어두운 모습이라니 더욱 그러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려와 깔끔한 호텔들의 도열을 받으며 뻗어있는 코파카바나해변을 걸어 보지만 해변이 아름다운 줄도 모르겠고 재미도 없다. 혼자 다니는 여행객에게는 해변만큼 멋쩍고 하릴없는 곳도 없는 것 같다.

빵지아수카르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빵지아수카르로 올라가는 케이블카

◆바다 위의 마이산, 빵 지 아수카르(Pão de Açúcar)

마이산과 모습이 흡사한 빵지아수카르에 오르기 위하여 케이블카매표소로 갔다. 산봉우리 위로 올라가면서 예수상과 도시가 한눈에 들어온다. 예수상에서 내려보던 것과는 반대로 바다에서 산 쪽으로 올려보게 되는데 온전히 예수상을 우러러 볼 수 있어 더 웅장해 보이고 좋았다.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부린 뒤 빵산을 내려와 내일 이과수행 티켓예매를 위해 터미널로 갔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셀라론계단.
관광객들로 붐비는 셀라론계단.

◆우범지역 한가운데서 이틀밤을 지내

숙소에 오니 근처 계단 앞에 사람들이 왁자지껄하다. 그들 중에서 여자여행객 두 분이 한국인이냐며 물어와 서로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기는 왜 왔느냐는 나의 물음에 여기가 유명한 세라론계단으로 관광명소라 한다. 세상에! 바로 옆에 묵으며 무심코 지나치던 붉은계단을 그냥 예쁘다고 느꼈을 뿐인데 관광명소라니.

이 세라론계단은 총 215개로 이루어진 높이 125m의 계단으로 호르헤 세라론이 인근 공사장에서 모은 타일로 시작해서 20년이 넘게 60개국으로부터 수집한 2,000여개의 타일로 아름답게 꾸며놓아 명성을 얻은 곳인데 낮에는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지만 밤이 되면 현지인들도 피하는 우범지대로 돌변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더러 빨리 숙소를 옮기라고 하네. 나는 어제저녁에도 슬리퍼를 끌고 맥주 사러 동네마트를 찾아 한참을 쏘다니다 왔었는데...... 세라론계단에서 걸어 15분거리에 있는 리우 메트로폴리타나대성당은 피라미드를 닮은 멋없는 현대식 건물로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스테인드글라스가 유명하니 한번 들러볼만하다.

이과수 폭포 전망대위에서 관광객들이 폭포의 웅장함을 느끼고 있다.
이과수 폭포 전망대위에서 관광객들이 폭포의 웅장함을 느끼고 있다.

◆세계최대의 폭포를 만나러 이과수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국경에 걸쳐있는 "큰 물"이라는 뜻의 이과수폭포는 원래 파라과이의 땅이었지만 1864~1870년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3국동맹과 벌인 전쟁에 패해 빼앗겼다고 한다. 파라과이 입장에서는 통탄할 일이지만 자신들의 과욕이 야기한 지난 역사이니 이제 와 어떻게 하랴!

이과수폭포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쪽에서 모두 방문이 가능한데 차이점은 브라질 쪽은 관람로의 길이는 짧으나 편리하게 폭포전체를 한 눈으로 볼 수 있고 아르헨티나 쪽은 관람코스가 길고 복잡하나 흔히 악마의 목구멍이라 불리는 거대한 폭포를 가까이 다가가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어느 쪽이 더 나을지 망설여지는 분들은 두 군데서 다 보기를 권한다. 잠시 잠깐에 두 나라를 경험했다는 이야깃거리도 되고 보는 감흥도 색다르게 다가오니까.

리우에서 "포즈 두 이과수"로 가는 길은 적어도 22시간이 소요되는 먼 길이므로 항공편(2시간 반 소요)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이과수 폭포로 다가가는 관광객을 실은 보트들
이과수 폭포로 다가가는 관광객을 실은 보트들

◆브라질 쪽에서 이과수폭포를 만나다!

아침 일찍 "포즈 두 이과수"에서 버스를 타고 이과수국립공원으로 향했다. 라커에 배낭을 넣고 개장시간인 9시까지 기다렸다가 입구를 통과하면 대기하고 있는 2층짜리 셔틀버스가 폭포트레일을 시작하는 전망대까지 태워주니 상당히 편리하다. 이곳 전망대부터 1.2km에 이르는 산책로를 걷는 내내 폭포를 조망할 수가 있는데 처음 만나는 세계최대폭포의 위용은 정말 대단했다.

엄청난 물이 만들어내는 굉음으로 대화조차 힘들며 옷은 젖을 각오를 해야하고 가지고 간 카메라 역시 물세례를 맞게된다. 그래서 비옷과 방수커버는 잊지않고 챙겨야 한다. 탐방코스는 1개의 코스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편안하지만 반나절에 끝나 다소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이과수폭포가 반월형의 형태로 2,700m에 달하며 총 275개의 폭포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악마의 목구멍을 만나러 아르헨티나로!

"포스 두 이과수(브라질)"로 나와서 "푸에르토 이과수(아르헨티나)"행 버스를 타고 국경에 내려 브라질 출국심사를 받고 바로 아르헨티나 입국심사를 받으면 끝이다. 올 때 타고 온 브라질 버스는 가고 없으니 내릴 때 새로 받은 티켓으로 아르헨티나 버스를 타면 된다. 물론 브라질로 돌아가는 것도 역순으로 하면 된다. 이제 아르헨티나에 왔으니 악마의 목구멍을 본 다음 부에노스아이레스로 가보자.

박철우
박철우

박철우 자유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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