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세계 최초 대형엔진 2억 마력 달성…1호기 생산 이후 44년 만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시장 점유율 세계 1위… 선박 10척 중 4척, 현대중공업 엔진 탑재
친환경·중형엔진 분야서도 선도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대형엔진 생산 2억 마력을 달성하고 22일 울산 본사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제공 현대중공업

HD현대 조선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대형엔진(2-Stroke) 2억 마력을 달성했다.

현대중공업은 22일 울산 본사 엔진조립공장에서 대형엔진 생산 2억 마력 달성 기념식을 열고, 7만4천720 마력급 선박용 대형엔진(8G95ME-LGIM)에 시동을 거는 것으로 누계 2억6만6천277마력 달성을 기념했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는 한국조선해양 가삼현 부회장과 현대중공업 한영석 부회장, 이상균 사장, 머스크(Maersk) 등 선주사와 조선·해운업계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형엔진 생산 누계 2억 마력 돌파는 현대중공업이 1979년 첫 대형엔진을 생산한 지 44년 만이다. 2억 마력은 쏘나타급 중형차 약 125만 대가 내는 출력과 같은 힘이다.

2억 마력을 달성한 엔진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는 메탄올과 디젤을 선택적 사용할 수 있는 '메탄올 이중연료(Dual-Fuel)' 엔진이다. 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메탄올 연료공급시스템(LFSS)이 장착된 엔진으로, 세계 최초 초대형 메탄올 추진선인 머스크의 1만6천TEU급 컨테이너선에 탑재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76년 조선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엔진사업에 착수했다. 1978년 당시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연간 생산능력 90만 마력의 대형엔진공장을 준공했고, 2010년 9월 세계 최초로 1억 마력 고지에 올랐다. 2억 마력은 현재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대형엔진을 생산한 메이커보다 8천만 마력 이상 많은 기록이다.

지난해 기준 현대중공업의 대형엔진 세계 시장 점유율은 36%로, 1989년부터 34년째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새로 발주되는 선박 10척 중 약 4척에는 현대중공업이 만든 엔진이 탑재되는 셈이다.

업계는 현대중공업이 엔진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차별화된 기술력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은 2001년 세계 최초로 전자제어 대형엔진을 제작했고, 2007년 세계 최대인 10만8천920마력급 엔진을 성공적으로 제작하는 등 세계 최초·최대 기록을 만들어 왔다.

아울러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한 친환경 엔진시장도 선도하고 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이중연료 엔진 패키지를 개발했으며, 2015년 메탄올 연료 대형엔진 1호기를 만든 데 이어 이번에 세계 최초 초대형 메탄올 엔진도 제작했다.

현재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대형엔진 60% 이상이 LNG, LPG, 메탄올, 에탄 등 친환경 연료 엔진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12월에는 LNG·수소 혼소엔진 실증에 성공하며 수소 연료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암모니아 연료 엔진 등 차세대 연료 엔진 분야에서도 선도적인 기술력을 내세운다.

현대중공업은 대형엔진뿐 아니라 선박용 중형엔진(4-Stroke) 분야에서도 세계 시장 점유율 30% 이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2000년 8월 독자 기술로 개발한 '힘센엔진'은 보수적인 엔진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뚫고 세계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중공업은 2011년부터 해외 업체 라이선스 제품 대신 중형엔진 100%를 힘센엔진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 2016년 생산 누계 1만 대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