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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대규모 사업 줄줄이 '휘청'…주민 상대로 '공수표' 비판

3000억 규모 스포시안 MOA 파기로 백지화
1조4000억 규모 실버타운은 각종 어려움 겪으며 2년간 답보

예천군청 전경. 매일신문DB
예천군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 예천군이 추진해 온 대규모 사업들이 줄줄이 휘청거리면서 '공수표 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박서보미술관 건립이 사실상 무산(매일신문 3월 20일 보도)된데 이어 합의각서(MOA)까지 체결한 수천억원 규모의 스포시안 조성 사업과 실버타운 관광단지 사업 등이 백지화 수순을 밟고 있다.

10일 예천군에 따르면 민간투자유치사업으로 2021년 9월 3천억원 규모 '스포시안 관광단지 조성' 사업 설명회를 진행한데 이어 12월엔 1조4천억원 투자규모의 '실버타운 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한 MOA를 각각 체결했다.

하지만 군은 지난 2월 10일 개포면 경진리 일원 군유지 100만여㎡ 등 총 184만㎡ 부지에 정규 규격 30여 종목의 스포츠와 레저·숙박시설을 4계절 이용할 수 있는 스포시안 관광단지 조성 사업에 대한 MOA를 파기했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수 차례 시행업체 측에 관광단지 지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사업계획서 등을 제출하라고 독촉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업에 대한 실행 의지가 없다고 본 것이다.

또 실버타운관광단지는 감천면 현내리 일원 170만㎡ 부지에 실버타운과 요양병원, 호텔, 18홀 규모의 골프장과 파크골프장 등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2년 간 답보 상태다.

대규모 개발사업에 따른 상·하수도 용량 확보 문제와 여러 문제를 보안하기 위해 당초 7천억 규모에서 1조4천억원 규모로 늘어난 사업비를 확보하는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굵직한 사업들이 잇따라 백지화되고 좌초될 위기에 놓이자 군이 실행 가능성 없는 사업을 '보여주기식'으로 진행한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보여주기식 MOU, MOA가 만연하게 되면 행정력, 혈세 낭비는 물론 군에 대한 군민의 신뢰까지 깨질 수밖에 없다.

한 주민은 "수천억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사업체의 사업 실행력을 따져보고 검토도 했을 텐데, 2년 간 아무런 진척도 없다가 사업이 무산됐다는 것은 예천군이 업체에 사기를 당한 것 아니냐"라며 "그렇지 않다면 예천군이 주민을 상대로 '공수표'를 던진 것 밖에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예천군 관계자는 "스포시안 부지는 개발가용지 용역을 통해 새로운 사업을 모색 중이고, 실버타운은 사업에 어려움은 있지만 시행업체 측이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며 사업 관련 용역과 제안서 등을 보완하고 있는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고 해명했다.

한편,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던 '박서보 미술관' 건립 또한 설계참여를 타진하던 건축가 피터 줌터가 공모방식 사업의 불참의사를 밝히면서 동시에 업무협약이 파기돼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예천군 감천면에 추진 중인 실버타운 관광단지 조감도. 예천군 제공
예천군 감천면에 추진 중인 실버타운 관광단지 조감도. 예천군 제공
예천 스포시안 조감도. 예천군 제공
예천 스포시안 조감도. 예천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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