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11일 대구에서 처음으로 공개 행보에 나섰다. 귀향 후 공개석상 노출을 극도로 자제하던 박 전 대통령은 첫 외출 행선지로 동화사를 택했다. 내년 총선을 1년가량 앞두고 공개 활동에 시동을 건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별다른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27분쯤 의전 차량을 타고 대구 동구 도학동 동화사에 도착했다. 흰 재킷에 베이지색 바지, 스니커즈 차림으로 등장한 박 전 대통령은 머리를 단정하게 올려 묶은 채로 지지자들을 향해 미소를 띠었다. 평소 두터운 친분을 유지해 온 의현스님이 팔공총림 동화사의 방장으로 추대되자 이를 축하하기 위해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년여간 두문불출 행보로 일부 지지자들 사이에서 '건강이 걱정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우려와 달리 비교적 건강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신도들은 손을 흔들면서 "감사합니다", "환영합니다"라며 환호했다.
의현스님과 인사를 주고받고 꽃다발을 건네받은 박 전 대통령은 곧바로 다시 차량에 탑승해 통일대불전으로 향했다. 동화사 신도들 10여 명은 앞장서서 길을 인도했고,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동학사 경내를 둘러보듯이 천천히 이동했다.
오전 10시 37분쯤 통일대불전에 도착하자 신도들 100여 명은 "사랑합니다", "환영합니다"라며 박수를 치며 환대했다. 박 전 대통령은 웃으면서 지지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통일약사여래대불 앞으로 향했다.
박 전 대통령은 33m 높이의 불상을 올려다보고 분향한 후 의자에 합장하고 앉았다. 의현스님을 비롯한 스님들이 7분가량 축원문을 외는 동안 허리를 곧게 세우고 앉아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다. 신도들이 함께 축원문을 외자 옅게 미소 지으며 불상을 올려다보기도 했다.
의현스님은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우리 겨레의 성지이고 겨레의 희로애락을 같이한 팔공 성지에 왕림해 주신 것을 대구 불자님들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지는 않았다. 지지자들이 "(대통령) 다시 하이소", "건강하세요"라고 외치자 미소로 답을 대신했다.

이후 의현스님과 차담 자리를 가진 후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동화사에서 준비한 사찰 음식을 먹고 식사를 마친 뒤에는 녹차와 보이차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유영하 변호사는"평소 양보다 조금 많이 드시는 듯하게 식사를 잘하셨다. 박 전 대통령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계속하셨다"고 전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님 건강이 1년 전부터 좋아지셔서 동화사에 오게 됐다. 오르막길은 무리지만 평지는 천천히 걸으실 수 있다"며 "오랜만에 나들이에 나오셨으니 편안하게 지내다 갈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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