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신공항 특별법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표현대로 '가슴 졸이는' 2년 6개월이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20년 4월 21대 총선에서 압승하자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백지화하고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추진했다. 당초 영남권 5개 광역단체장의 합의했던 사안을 단숨에 뒤집은 것이다.
이에 그해 9월 당시 무소속 의원이었던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통합신공항특별법'을 대표 발의하며 맞불을 놨다. 신공항 건설과 K-2 종전부지 개발을 골자로 한 특별법은 예비타당성 면제 조항 등도 포함돼 이날 통과된 TK신공항 특별법의 효시인 셈이다.
민주당과 부산울산경남(PK)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11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대표 발의하며 속도전을 벌였다. 사실상 문 대통령까지 힘을 실었기에 TK특별법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사 속도가 빨랐다.
TK 정치권은 2021년 1월 당시 추경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또 다른 TK특별법을 내세워 가덕도 특별법과 동시 통과를 주장했다. 홍준표안보다 추경호안이 현실적으로 통과 가능성이 더 높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현실 정치의 벽은 높았다. 부산시장 재보궐선거 승리가 절실했던 민주당과 지역 숙원을 해결하려는 PK 국민의힘은 가덕도 특별법만 단독으로 통과시켰고, TK특별법은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TK 정치권에선 국토위에서 활동하는 김상훈(대구 서구)·송언석(김천) 의원을 통해 동시 통과를 요구하며 고군분투(孤軍奮鬪)했지만 중과부적(衆寡不敵)이었다.
김 의원은 문 정부와 민주당에 TK신공항 건설 지원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대안으로 받아냈다. 다만 문 정부의 무관심과 대선 정국으로 인해 실질적인 성과는 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6월 홍준표 대구시장이 선출됐다. 이미 특별법을 발의한 바 있는 홍 시장은 TK 최다선인 주호영 의원에게 TK신공항 특별법 '최종판' 대표 발의를 의뢰했다.
주 의원은 8월 여야 의원 총 83명의 동의를 받아 특별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TK신공항 건설이 정권 교체와 함께 목전에 왔다는 기대감이 부풀었다.
하지만 정권은 바뀌었어도 의회 지형은 그대로였다. 거대 야당의 협조가 없으면 특별법은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었다. TK 출신의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를 거론하며 쉽사리 움직이지 않았다.
광주 정치권은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을 발의해 동시 통과를 주장했고, PK 민주당은 TK신공항 특별법에 거듭 부정적이었다.
결국 해를 넘긴 특별법은 여야 대치로 정국이 급랭, 장기 계류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소위를 통과하며 상황이 반전됐고, 곧이어 광주 특별법도 국방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하며 보조를 맞췄다.
이에 4월 임시국회에서 두 특별법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동시 상정 및 통과는 확정됐으나 13일보다는 27일 본회의 통과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13일 오전 여야가 두 특별법 통과에 극적 합의했고 결국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나란히 통과됐다. 2020년 9월 특별법이 최초 발의되고 통과되기까지 걸린 우여곡절의 '2년 6개월'은 21대 국회 TK 정치권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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