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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새책] 유도라 허니셋은 잘 지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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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라이언스 지음·안은주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

애니 라이언스 지음·안은주 옮김/한스미디어 펴냄
애니 라이언스 지음·안은주 옮김/한스미디어 펴냄

'마지막 순간에 나는 어떤 모습이고 싶은가?'

가족들을 모두 떠나보내고 홀로 사는 85세 유도라 허니셋. 매일 선글라스를 끼고 당당히 수영을 가는 멋쟁이 할머니지만 사실 갈수록 따라주지 않는 몸에 사는 게 딱히 재미는 없다. 그러던 어느날 또래 할머니에게 '안락사' 안내물을 받는다.

유도라 할머니의 머리는 번쩍! 삶의 방향을 선택해왔든 삶의 결말도 뜻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유도라 할머니는 신나게 안락사를 신청한다. 하지만 선택한 죽음이 영 호락호락하진 않다. 병원은 자꾸만 죽음을 더 깊이 생각해보라하고 그녀의 이웃들도 죽음을 가로막는다. 유도라 할머니는 과연 안락사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은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할지 모른다.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지금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좋은 죽음'에 대한 논의는 그닥 활발하지 않다. 사람들이 좋은 죽음을 편하게 이야기할 자리를 찾는 것도 쉽진 않다.

"죽음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동안만이라도 삶을 선택해주시겠어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겠다는 유도라 할머니의 위풍당당한 이야기는 노인이 죽음을 존엄하게 맞이할 방법에 대해 말한다. 유도라 할머니는 자신이 원하는 '좋은 죽음'이란 무엇인지 고민한다.

깔끔하고 폐 끼치지 않는 죽음의 순간이 '좋은 죽음'일까. 아니다. 좋은 죽음은 '죽을 때까지 어떻게 삶의 질을 유지할 것인가'라는 '좋은 삶'을 뒤집은 말이다. 유도라 할머니 역시 죽음을 예약한 후에야 삶의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생각하지 못했던 기회와 인연을 붙잡는다.

반드시 이야기돼야 하지만 무겁다는 이유로 주저하게 되는 죽음을 작가는 부드럽고 따뜻하게 바라본다. 안락사라는 장치를 두면서, 죽음의 형태를 선택할 개인의 자유 문제이기보다는 결국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셈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기 전에 우리는 죽음에 대해 지금보다 더욱 많이 말해야 한다. 524쪽, 1만7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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