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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 것이 왔나…대구銀 '취약고리' 중기 연체율 2배 넘게 뛰어

대구 수성구에 있는 DGB대구은행 본점. 매일신문 DB
대구 수성구에 있는 DGB대구은행 본점. 매일신문 DB

DGB대구은행의 올 1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작년 1분기보다 2배 넘게 뛰었다. 26년째 지방은행의 '취약 고리'로 꼽혀온 중소기업대출비율이 위기의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꼴이다.

최근 DGB금융그룹이 공시한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대구은행의 올 1분기 중기 대출 연체율은 0.79%였다. 1년 전 연체율(0.37%)에서 무려 2.14배나 뛰면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연체율 수준만 놓고 보면 코로나19 창궐로 지역 경제가 사실상 멈춰섰던 2021년 평균 연체율(0.39%) 보다도 높다.

이처럼 중기 대출 연체율이 뛰면서 전체 기업 대출 연체율이 작년 1분기 0.38%에서 올해 1분기 0.86%로 급등했다. 결국 가계대출 연체율이 횡보 수준을 보였음에도 총연체율도 0.36%에서 0.69%로 올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경기 둔화세가 가팔라지면서 경기 변동에 취약한 중소기업 경영난이 가중된 영향으로 보인다. 게다가 당국이 지방은행이 전체 대출 증가액 중 60%를 중소기업 대출로 메우도록 강제하는 터라 위험 부담을 조절하기도 쉽지 않다.

이 같은 문제 제기에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1일부터 시중은행(45%)과 이보다 규모가 작은 지방은행(60%)에 차등 적용한 중소기업대출비율을 50%로 통일하기로 했다.

설상가상으로 대구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1분기 0.49%를 기록했으나 올 들어 0.60%로 오른 것. NPL은 연체 기간이 3개월을 넘긴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경기 반등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이 같은 어려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오리무중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업황 전망을 보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대구경북이 72로 나타났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경기 전망에 대한 부정 응답이 긍정 응답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심지어 대구의 한 광고업체 대표는 "그동안 정부와 금융권은 다섯 차례에 걸쳐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을 미뤄줬는데 이게 9월부터 종료된다. 주변에서는 '더 이상 연장해주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면서 "현재 금융권 연체율에는 코로나 대출 유예가 포함되지 않은 것일 텐데 향후 만기연장·상환유예가 종료되면 연체율이 더 오르는 등 부실이 커지지 않겠나"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은행 관계자는 "과거 시점으로 앞당겨보면 코로나19가 발병하기 전인 2019년 1분기에는 중기 연체율이 0.94%, 2018년 1분기는 0.78%였다. 현재 연체율이 다소 올랐으나 과거보다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 충분히 관리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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