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쟁력지수' 17개 시·도 중 대구 10·경북 16위

한은 대경본부 2020년 RCI 분석
기초자치단체 기본 역량 부진…2년간 혁신·효율성 개선 안돼
"행정 절차·인프라 정비 필요"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와 경북의 지역경쟁력지수(RCI)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자치단체의 역량 부진이 전체적인 경쟁력 약화를 불러온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11일 공개한 '2020년 지역경쟁력 현황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RCI는 36.5로 17개 광역시·도 중 10위, 7개 특별·광역시 중에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북은 30.3으로 17개 시·도 중 16위에 머물렀다. 경북보다 낮은 곳은 강원뿐이었다.

대구는 혁신역량과 기본역량이 5위와 7위로 중위권 이상이었지만 고용률, 실업률, 경력단절여성비율을 나타내는 효율성 역량에서 10위였다. 경북은 기본역량(39.1)과 효율성 역량(24.3), 혁신역량(25.3) 등 3개 부문 모두 평균치(49.3·34.6·34.2)에 못 미쳤다. 2018년에도 대구는 10위, 경북은 17위로 기본역량과 효율성 역량 등이 2년간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 들여다보면 기초자치단체의 RCI는 대구 8개 구·군이 경북 23개 시·군보다 높았다. 하지만 대구경북에서 최상위권인 달서구(39.1)와 북구·수성구(37.4)조차 전국 229개 시·군·구 중 각각 84위, 105위, 106위에 불과했다.

문경의 RCI가 지역 내 22위(전국 198위)로 2018년 30위(228위)보다 여덟 계단 올라갔지만,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군위, 영양, 청도, 김천, 상주 등은 RCI 하락이 두드러졌다. 기관별 청렴도 등급 하락, 종합병원 접근성 악화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안동은 기관별 청렴도 등급이 하락하고 고속도로 및 고속·고속화 철도 접근성이 악화했다.

대구에서는 달성군과 수성구의 RCI가 떨어졌다. 일단 자치단체 안정성 부문의 재정자립도가 내려갔다. 여기에 수성구는 제도 부문의 기관별 청렴도 등급이 하락했고, 달성군은 보건 부문의 종합병원 접근성과 교육 부문의 초등학교 접근성이 악화했다.

배지현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은 "지역경쟁력을 높이려면 기본, 효율성, 혁신역량 모두 개선돼야 하지만 자치단체의 한정된 자원을 고려해 지역 특성을 고려한 역량별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가 있다"며 "대구경북은 자치단체의 창업지원 프로그램, 불필요한 행정절차 간소화, 정보제공 인프라 정비, 근무여건 개선,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추진해야 경쟁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CI는 지역의 경제규모, 인적 자본, 제도, 인프라, 기술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업과 주민 모두의 관점에서 지역 경쟁력과 앞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토대를 평가한다. 광역단체뿐 아니라 시·군·구 단위로 지역경쟁력을 비교할 수 있어 시·도 단위로 공표되는 지표와 차별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