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외강사만 54명 물색"…'또래 살인·시신 유기' 정유정 기소

"'묻지마 살인' 방식으로 어릴 적부터 쌓인 분노 해소"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살인 암시' 메모 확보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우발적 범행이라고 진술했던 정유정은 지난달 31일 경찰 조사과정에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우발적 범행이라고 진술했던 정유정은 지난달 31일 경찰 조사과정에서

과외 중개 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전담수사팀은 살인, 사체손괴, 사체 유기 및 절도 혐의로 정유정을 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정유정은 초기 진술에서 피해자와 다툼으로 인해 '우발적 살인'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검·경의 수사 결과 계획 살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정유정이 범행을 결심한 지난달 20일부터 체포된 27일까지 정유정의 동선과 피해자 물색 방법, 범행 실행 과정 등을 분석한 결과,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점을 확인했다.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 등 살인을 암시하는 정유정의 메모 등도 확보했다.

피해자 부검 및 DNA 감정 결과에서도 정유정이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정과 숨진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

검찰은 정유정이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고자 '묻지마 살인' 방식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또 범행이 용이한 혼자 사는 여성을 위주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고 봤다.

검찰은 "피고인은 불우한 성장 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이 어우러져 범행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은 살해하기 용이한 조건을 기준으로 피해자를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신분 탈취의 목적이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2일 경찰로부터 이 사건을 송치받아 강력범죄전담부 소속 3개 검사실로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를 벌여왔다. 구속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해 이날까지 보강수사를 벌였고, 정확한 범행동기를 밝히기 위해 대검찰청 심리분석관까지 투입했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 50분쯤 부산 금정구 소재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미리 준비해둔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숨진 피해자 외에도 정유정이 과외 앱으로 접촉한 과외 강사는 총 5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정유정은 부산구치소 여성수용소에 있는 독거실에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