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국회의원 30명 감축 추진…野 "정치 불신 조장"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정수를 10%(30명) 감축하자고 제안하면서 2000년 16대 국회 이후 24년 만에 의석수가 줄어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달서구을)는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김기현 대표가 정치 쇄신책의 일환으로 제안한 '의원정수 10% 감축안'에 대해 "의원들의 총의를 (다음) 의총을 열어 모으겠다"고 예고했다. 조만간 의원들의 동의를 받아 당론으로 채택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야당과의 공감대 형성 여부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의원정수를 줄이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민주당도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정치 쇄신에 동참할 것을 압박했다.

최근 국민의힘은 국민 여론을 근거로 연일 국회의원 정수 감축을 주장하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전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회의원 숫자가 많으냐 적으냐 갑론을박이 있다. 그 정답은 민심"이라며 "의원 숫자가 10% 줄어도 국회는 잘 돌아간다. 아무 문제없다"고 말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위원장인 조해진 의원도 21일 KBS 라디오에서 "이 어젠다(의원정수 감축)에 대해서 국민 여론의 지지가 상당히 높다"며 "의총을 소집해서 토론에 부치면 당론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 개인적으로는 비례(의석)를 축소하거나 없애는 식으로 전체 의석을 줄여야 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정수 감축에 반대하면서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한 의원정수 감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송갑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달 실시된 선거제도 개편을 위한 국민 공론화 조사에서 의원정수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65%에서 37%로 28%포인트(p) 하락한 것을 언급하며 "집권여당의 대표는 표피적인 국민 여론에 기대 정치 불신을 조장하고, 국민의 염원을 도외시한 채 정쟁으로만 몰고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도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이 바라는 정치개혁은 특권과 무능의 축소이지 의원 수 축소가 아니다. 세상의 모든 권력은 다수가 나눌수록 작아지고 소수가 독점할수록 강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987년 민주화 이후 국회의원정수가 감축된 건 2000년 출범한 16대 국회가 유일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정치권의 고통 분담 차원에서 기존 299명에서 273명으로 지역구 26명을 줄였다. 하지만 2004년 17대 국회에서 곧바로 원상 복귀됐다.

국민의힘은 지역구보다 비례대표 의석을 줄이는 방향으로 의원정수 감축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구 의석까지 줄인다고 하더라도 대구경북(TK) 정치권에 미칠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을 전망이다.

정개특위 등에 따르면 현재 대구(12명)와 경북(13명)은 인구 대비 적정 의석인 반면, 서울·부산·광주·울산·충남·전북·전남 등은 초과 상태로 나타나 의석 수 감축 시 우선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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