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누구도 나를 파괴할 수 없다

데이비드 고긴스 지음/ 이영래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책 제목부터가 '전투적'이다. 마치 지은이의 치열했던 삶을 대변하는 듯. 이 책은 희망이 없고 무기력한 지금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린 만한 책이다.

세계 최고의 특수부대로 평가받는 미국 해군 네이비실 출신 데이비드 고긴스(48)가 이 책의 지은이다. 책 내용보다는 그의 삶 자체에 더욱 눈길이 간다. 가히 '인간극장'이라 할 만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책에 고스란히 녹여져 있다.

고긴스는 30시간 동안 200㎞를 주파하고, 17시간 동안 턱걸이 4천30회를 해내면서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울트라마라톤이나 철인 3종 등 극한 경기에 70회 이상 출전한 기록도 갖고 있다.

그러나 한때 그는 136㎏이라는 육중한 몸에다 한 달에 겨우 110만원 정도를 받고 생계를 이어가던 속칭 '루저'였다.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유일한 흑인이라 인종차별에 시달렸고 극심한 가난의 굴레에 허덕였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삶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TV에서 혹독하게 훈련받는 네이비실의 모습을 목격했다. 그에겐 운명이었다. 극강의 고통 속에서 삶의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확신을 준 것이다. 3개월 만에 체중을 48㎏ 줄이고 네이비실에 입대하면서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그는 훈련에서 다리가 부러진 채 달리고, 자몽 크기로 부은 무릎으로 모래 위를 기는가 하면 두 손이 묶인 채로 물속에 내던져지는 악명높은 지옥주 훈련을 두 차례나 완수한다. 그러는 사이 그는 미군 육·해·공 특수부대 지옥 훈련을 모두 통과했고 세계 최강의 전사로 거듭났다.

그는 온몸이 부서지고 터지는 극한의 훈련을 수차례 마주하며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인간은 최선을 다한 그 순간에도 고작 40%의 잠재력만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최선에 못 미치는 수준에 안주한다고 지은이는 주장한다. 원하는 것을 너무 쉽게 포기하고 "이제 정말 죽을 것 같아. 난 최선을 다 했어"라며 실패를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고긴스는 이를 '40퍼센트의 법칙'이라 지칭하면서 내면에 숨겨진 60%의 잠재력을 찾아내는 것이 인생의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역설한다. 447쪽, 1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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