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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은행, 시중은행으로 전환…31년 만에 새 시중은행 탄생 임박

대구은행 본점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은행 본점 전경. 매일신문 DB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에 나선다. 금융당국 심사를 통과한다면 31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탄생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일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은행연합회에서 은행지주회장 간담회를 열고 기존 금융회사의 시중은행 전환을 허용하고, 인터넷전문은행이나 지방은행에 대한 신규 인가도 추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자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중 시중은행 전환을 검토하고 추진할 예정"이라며 "대구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자 지역 대표은행으로서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창립 이래 56년간 축적된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활용해 수도권과 강원, 충청 등 보다 넓은 지역에서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하겠다"고 했다.

현재 대구은행은 202개 영업점(대구 122개, 경북 59) 가운데 서울에 3개, 인천 1개, 경기 4개, 대전 1개, 부산 5개, 경남 3개 등이 나가 있다.

잠시 후 황병우 대구은행장도 6일 오전 대구 수성구 수성동에 있는 본점에서 시중은행 전환 관련 브리핑을 공지했다. 황 행장은 은행 고객층 변화에 따른 중장기적 마케팅 전략과 수도권 공략 마케팅 등을 시중은행 전환 추진의 주된 목표로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대구은행 내부에서도 시중은행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특히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주어진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대구경북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과 정체된 성장을 이유로 수도권 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금융당국의 심사가 남아있지만, 현재로선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어 빠른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법에 따라 시중은행 인가를 받으려면 1천억원 이상 자본금을 갖춰야 한다. 대구은행의 1분기 자본금은 6천806억원으로 이를 충족한다.

게다가 대구은행 지분 100%를 보유한 DGB금융지주는 국민연금(보유 지분 8.78%)과 OK저축은행(8.0%) 등이 주요 주주로 산업 자본 요건 측면에서도 자유롭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바뀌면 지금보다 여신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기대된다. 4대 시중은행, NH농협은행 등과 비슷한 금리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 금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다만 자본금이 수조원 수준인 5대 은행과 체급 차이가 커 실질적 경쟁이 가능할지는 회의적이다. 당장 인터넷전문은행 3사도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와 금리 제공을 목표로 도입됐지만, 이들이 은행권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작년 말 기준 예금 2.6%·대출 2.0%) 수준에 그친다.

이와 별개로 '대구은행' 대신 'iM뱅크' 브랜드로 전국 시장을 공략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시중은행이 되더라도 '대구은행'이라는 상표명에 '대구'라는 지방색이 담긴 터라 '대구은행=시중은행'이라는 공식을 만들기 어려워 원하는 만큼 영업력을 확대하기 힘들 수 있어서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행복배틀'에서 'iM뱅크'를 노출하는 점도 여기에 힘을 싣는다.

앞서 서울에 본사를 둔 한 계열사에서도 "'DGB'를 달고는 타지에서 영업이 안된다. 브랜드 네이밍을 새롭게 하자"는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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