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낮 12시 40분쯤 경북 예천군의 한 병원. 119구급차가 급하게 병원에 도착했다. 감천면 진평리에서 수습한 실종자의 시신이었다. 함께 도착한 경찰은 사망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유족들에게 수습 사실을 통보했다.
유족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연신 눈물을 흘리면서 "억장이 무너진다. 어떡해"라며 오열했다. 시신을 인계한 경찰은 미안함이 묻은 얼굴로 가족들을 다독였다.
이날 예천에서는 폭우로 하천에 휩쓸려 실종된 60대 여성과 감천면 진평리 산사태로 매몰돼 실종된 70대 여성, 효자면 백석리 6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모두 실종된 후 나흘 만에 주검을 발견된 것이다.
60대 여성은 오전 10시 30분쯤 예천 용문면 제곡리 하천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하던 해병대원이 발견해 수습됐다. 숨진 여성은 은풍면 사고 지점에 12㎞ 정도 떨어진 하천에서 발견됐다. 함께 실종된 70대 남편은 여전히 실종된 상태다.

감천면 산사태로 실종된 70대 여성의 시신은 같은날 낮 12시 10분쯤 마을회관에서 50m 떨어진 지점에서 구조견에 의해 발견됐고, 백석리 산사태로 매몰된 60대 남성은 오후 3시 35분쯤 자택 10m 지점에서 119특수구조단에 의해 수습됐다.
사고 나흘째인 이날 실종자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여전히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의 애타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감천면 진평리에서 실종자를 찾았다는 소식이 인근 산사태 피해 마을 벌방리까지 전해졌다. 경로당에 모인 이 마을 이재민들은 "우리 마을 실종자도 곧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입 모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실종된 아내를 찾고 있는 이재범(62) 씨도 이 소식을 듣고는 잠시 휴식을 멈추고 급하게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이날 오후부터 보슬비가 장대비로 바뀌면서 속도를 내던 수색작업도 다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수색 현장에 진창들이 다시 빗물과 함께 흘러내리기 시작하면서, 수색자들은 미끄러운 진흙에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수색 지원 차량들도 진창에 연신 바퀴가 헛돌아 통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2차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동안 내린 비로 지반이 얼마나 약해져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수색을 돕던 주민 일부도 대피소로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벌방리 한 주민은 "장대비가 오고부터는 사고 당시 기억이 떠올라 작은 소리도 겁이 나 주변을 둘러보게 되더라"며 "수색은 잠시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다시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수색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예천은 이날 실종자 3명이 숨진 채 발견돼 사망자는 12명을 늘었다. 남은 실종자는 5명이다. 2명은 산사태로 매몰됐고, 3명은 급류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검찰, '尹 부부 사저' 아크로비스타 압수수색…'건진법사' 의혹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