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6년 만에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시민들 '우왕좌왕'

23일 오후 2시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 진행
지하철역 출구 통제 안돼 시민들 드나들어
도로 통제되자 불만 속출도

전국적으로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이 실시된 23일 대구 달서구 죽전네거리 도로 위 차량들이 교통경찰의 통제에 따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전국적으로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이 실시된 23일 대구 달서구 죽전네거리 도로 위 차량들이 교통경찰의 통제에 따르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23일 오후 2시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이 실시되자 대구 북구 고성지구대~대구역북편네거리 540m 구간이 통제되고 있다. 박성현 기자
23일 오후 2시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이 실시되자 대구 북구 고성지구대~대구역북편네거리 540m 구간이 통제되고 있다. 박성현 기자

6년 만에 전 국민이 참여하는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이 시작되자 시민들이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훈련 요령을 익힌 시민은 찾아보기도 어려웠고, 훈련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에 경찰의 통제에 불만을 가지는 경우도 많았다.

23일 오후 2시 대구 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 1번 출구 앞에서 민방위 훈련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렸다. 중앙로역 지하는 대피소로 지정되어 있었지만 이곳을 찾는 시민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민방위 훈련에 따라 15분까지는 지하에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안내 방송에도 시민들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중앙로역에 하차한 시민들은 자유자재로 출입구를 드나들었다. 이를 통제하는 사람도 없었다.

중앙로역 앞 영화관에서 친구를 기다리고 있던 김모(22) 씨는 "건물 안에만 있으면 되는 건지 지하로 내려가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며 "중앙로 지하철역이 민방위 대피시설인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된 민방위 훈련은 공습 상황에 대비해 비상시 국민 행동요령을 익히고, 일상생활에서 안보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시행됐다. 공습경보가 발령되면 시민들은 신속하게 지하 주차장, 주변 지하철역 등 가까운 지하 대피소로 이동하고 운행 중인 차량은 도로 오른쪽에 정차한 후 차 안에서 훈련 상황을 라디오 등을 통해 청취해야 한다.

문제는 상당수 시민들이 훈련 내용과 행동요령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역사 안에 있던 오모(27) 씨는 "오랜만에 진행된 훈련인 만큼 안내나 통제하는 분들이 있었다면 우왕좌왕하지 않고 잘 진행할 수 있었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민방위 훈련 시간에 맞춰 도로가 통제됐던 북구 고성지구대~대구역북편네거리 540m 구간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훈련이 시작되고 통제에 나선 경찰과 북구청 소속 통장들이 빨간 경광봉을 들고 주행 중이던 차들을 멈춰 세우자 "무슨 일 때문에 그러냐",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는 불만이 속출했다.

이날 경찰은 신호를 통제하고 양방향에서 진입하는 차들에게 일일이 훈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교통통제에 나선 한 경찰은 "과거에는 대부분의 도로를 모두 통제했는데 오늘은 부분적으로 통제를 하다 보니 훈련 상황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귀가하는 길에 차량 통제를 당한 임연옥(38) 씨는 "조금 불편하긴 하지만 우리나라는 언제 어떤 공습이 닥칠지 모르는 만큼 15분 정도는 충분히 희생할 수 있다"며 "이 훈련 자체를 모르는 아이들도 많은데 정확하게 숙지할 수 있도록 매년 훈련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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