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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CEO의 3년…이유 있는 두번째 연임 바탕 새 도전 나선다

김성한 DGB생명 대표이사…조직문화 혁신으로 변액보험 최강자·흑자 전환 등 기여

변액보험 최강자로 흑자 전환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성한 DGB생명 대표이사. 매일신문 DB
변액보험 최강자로 흑자 전환 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김성한 DGB생명 대표이사. 매일신문 DB

김성한 DGB생명보험 대표이사가 연임됐다. DGB생명은 2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김 대표 연임을 결정했다. 그가 재임 기간 동안 보험업계에서 규모는 크지 않되 선(善)한 영향력을 밑거름 삼아 조직문화를 바꾼 것을 바탕으로 변액 펀드 수익률 1위에 오르는 등 성과를 낸 것에 비춰 별다른 선택지를 찾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들이 나온다. 김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4년 12월까지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7월에는 ICSB(세계중소기업학회) 주관 '사람중심기업가상' 초대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세계적인 CEO로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는 "수평적 소통이야말로 신바람 나는 직장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야 성과가 극대화 된다"고 강조해 왔다. 실제로 그는 임직원에게 꿈을 심어주고 이들이 목표를 달성하도록 역량 개발과 동기부여를 적극 지원해 구성원 스스로가 신바람 나서 업무에 몰입할 무대를 마련하기 위해 힘써왔다.

DGB 금융 그룹 본사 전경. DGB 제공
DGB 금융 그룹 본사 전경. DGB 제공

DGB생명은 보험업계의 강소(强小) 주자라는 한계 속에서도 업계 최초로 변액연금 펀드를 AI(인공지능)로 관리하는 변액보험, 국내사 첫 달러보험을 도입하면서 수익성과 고객 니즈를 동시에 충족하는 상품을 선보여 왔다. 그 결과 펀드 수익률은 2021년부터 2년 연속 업계 1위를 달성했으며, 펀드 순자산은 3년 4개월 사이 6배 넘게 성장하며 1조 원을 돌파하는 신화를 썼다.

지난 2020년 업계 20위였던 변액 펀드 수익률이 2021년부터 2년 연속 1위를 기록한 것은 김 대표의 경영 능력 이외의 다른 배경으로는 설명하기 힘들다. 김 대표 취임 전인 2019년 마이너스였던 DGB생명의 당기손익은 올해 1분기에 306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공부하며 신나게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게 경영학계의 분석이다.

DGB생명의 최근 경영 실적은 업계 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2023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01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보험 손익 역시 전년 동기 284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352억 원으로 68억 원 늘었다. 투자손익도 올해 상반기 145억 원을 달성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런 성과의 이면에는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한 김 대표의 투 트랙 전략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DGB생명은 지난해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시행을 앞두고 포트폴리오를 변액보험 중심으로 재편했고, 올해 CSM(보험계약마진) 증대를 위해 보장성 보험 판매 강화에 나서며 변액보험과 보장성보험의 두 마리 토끼잡기에 시동을 걸었다.

실제로 올해 1월 출시된 보장성(종신)보험 판매 호조로 신계약이 늘면서 CSM 향상이 두드러졌다. DGB생명의 2분기 CSM은 7천483억 원으로 지난해 말(6천758억 원) 보다 725억 원 가량 늘었다.

특히 변액보험은 수익률과 보유계약 모두에서 큰 성장을 보였다. 펀드 수익률은 2021년부터 2년 연속 1위를 달성했으며, 펀드 순자산은 지난 4월 1조 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 대표 취임 초기인 2019년 말과 비교해 약 6배 이상 훌쩍 뛰었다.

그의 좌우명 중 하나가 녹명(鹿鳴)이다. 사슴은 다른 동물과 달리 먹이를 발견하면 울음소리를 내 배고픈 다른 사슴들과 나눠 먹는다는 데 이는 자연스럽게 봉사활동으로 이어졌다. 탑골공원 노인과 노숙인을 위한 무료 급식소 지원을 비롯 ▷보육시설 '남산원' 텃밭 가꾸기 ▷정신장애인 재활시설 '새오름터'에 임직원 도서 기증 등 참여형 사회공헌이 대표적이다.

그의 선조 중 한 분이 조선시대 대사간·대사헌·성균관 대사성 등을 지내며 강직하기로 둘도 없던 보백당(寶白堂) 김계행 선생이다. 김 대표는 보백당 추모 공간인 묵계서원 인근에서 자랐다. 할아버지의 '오가무보물 보물유청백'(吾家無寶物 寶物惟淸白·우리 집에 보물은 없다. 있다면 청렴 뿐…)이라는 가르침은 삶 뿐만 아니라 경영에도 더없이 귀한 나침판이 됐다.

'사람중심기업가상' 시상식이 7월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첫 수상자인 김성한 DGB생명 대표이사(가운데)와 아이만 타라비시 ICSB의장 겸 CEO(왼쪽), 윈슬로우 사전트 ICSB회장(오른쪽)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DGB생명 제공

김 대표는 지난 7월 ICSB '사람중심기업가상' 초대 수상자 연설로 관심을 모았다. ICSB는 1955년 미국에서 설립돼 세계중소기업과 기업가정신 분야에서 가장 오래됐고 그 만큼 역사와 권위를 인정받는 학회이다. 김 대표는 '비전 공유를 통해 기업가정신을 구성원들에게 확산시키고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사람중심 기업가정신의 취지에 부합하는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는 데 원어민 수준의 영어 수상 소감으로 박수를 받았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K-POP, K-Food 등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것처럼 K-기업가정신이 확산돼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도록 DGB생명이 앞장 서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또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대전환을 맞은 금융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대내외 디지털 기반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며 "틈새시장 개척을 위해 건강등급(나이)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하는 신(新) 트렌드 상품 개발을 검토"이라고 밝혔다. 또 변액연금보험과 보장성보험 투 트랙 전략을 가동할 것이라는 구상도 내비쳤다.

김 대표의 도전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중소형 보험사가 가진 한계를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완성시킬 적임자라는 데 물음표가 없는 보험업계 안팎의 분위기로 보아 그의 새롭고 유쾌한 도전이 언제, 어디까지 계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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