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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덕 교수의 골프산업] <16>스크린골프계의 특허 침해

골프는 특허가 가장 많은 스포츠 종목, 무려 3만여 건
스크린골프 후발주자 카카오VX, 각종 특허 소송 휘말려

특허정보 검색서비스인 '키프리스' 홈페이지. 김현덕 교수 제공
특허정보 검색서비스인 '키프리스' 홈페이지. 김현덕 교수 제공

스포츠 중 가장 많은 장비를 요구하는 스포츠를 꼽으라면 분명 골프는 상위에 랭크될 것이다. 공식적으로 14개의 골프클럽, 이동과 보관을 위한 가방, 스파이크 신발, 장갑 그리고 다른 어느 종목에서 찾을 수 없는 골프카트 탑승까지 수많은 장비와 액세서리 그리고 시설이 필요하다.

이렇게 요구되는 장비와 시설이 많다는 이유로 모든 스포츠 중에서 가장 많은 '특허'와 연관돼 있다. 특허정보 검색서비스인 '키프리스'에 골프라는 단어를 넣으면 3만399건의 특허가 검색된다. 이러한 특허들은 ▷골프 클럽 및 장비 ▷골프 공(볼) ▷스윙 훈련 보조 장치 및 거리 측정 장치 ▷골프 코스 설계 및 운영/관리 장비 ▷골프 시뮬레이터(스크린 골프 장치) ▷그 외 패션 액세서리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최근의 특허 동향은 골프 시뮬레이터 시스템과 서비스에 대한 특허 기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 예로, 골프공 제조사들은 비거리와 컨트롤의 향상을 위한 딤플 패턴과 소재의 골프공 제조 기술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보이스캐디와 같은 기업은 GPS 기반 거리측정기 및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새로운 제품을 시장에 선보인다.

골프 관련 특허 기업 순위. 김현덕 교수 제공
골프 관련 특허 기업 순위. 김현덕 교수 제공

혁신기술의 소개로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된 거리측정기, 골퍼를 인지하고 자율적으로 따라다니는 로봇캐디 등 골퍼들의 편익과 즐거움을 위한 제품들이 끊임없이 소개되고 있다.

구글의 특허 검색 사이트을 통해 확인하니 골프 관련 특허기술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은 미국의 '캘러웨이', 뒤를 이어 '타이틀리스트'와 '스캇카메론' 브랜드로 알려진 '어쿠쉬넷 회사'(Acushnet company)다.

스크린골프계의 독점기업이나 다름없는 골프존과 날로 확장되고 있는 후발주자 격인 카카오VX(골프예약, 스크린골프 등)의 특허침해 분쟁도 요즘 골프계의 핫이슈다.

몇 달 전 골프존은 카카오VX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리하여 19억2천만 원을 배상받았다. 또한, 카카오VX는 골프 플랫폼 솔루션 기업인 스마트스코어, 올아이티 탑 등과 또 다른 법적 공방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골프 연관 플렛폼 서비스의 침해 내용에 대한 파악은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가 오롯이 증명해야 하는데, 그 또한 소규모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경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카카오는 그 규모와 경제력을 앞세워 이미 시장에 진출해 있는 스타트업과 중소 기업들의 특허 기술을 무단 도용하고 골프 관련 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해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각종 특허 소송에 휘말린 카카오VX 스크린골프. 매일신문DB
각종 특허 소송에 휘말린 카카오VX 스크린골프. 매일신문DB

특허기술이 침해되고 도용된 소규모 기업들은 시장에서 외면되고 사장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세계 골프시장에 내노라할 만한 골프 장비, 용품 그리고 브랜드가 없는 상황이다.

자랑스럽게 세계 시장에 진출할 브랜드, 용품 및 장비 개발을 위한 더 많은 스타트업 기업이 생겨나고, 그러한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육성할 정부의 다양한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카카오VX와 같은 거대 기업의 특허침해를 방지하고 중소기업의 육성을 위한 방법은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혁신을 장려하고 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한 법적 자문과 자금지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골프 잘 치는 프로선수가 많은 나라가 아니라, 세계인이 찾는 명문 골프 브랜드가 많은 나라로 거듭났으면 한다.

계명대학교 스포츠마케팅학과 교수(한국프로골프협회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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