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급격히 번지는 '공포의 빈대'…외국인 유입 등 복합적 원인

정부부처 공동 대책회의 열고 빈대 방지 총력
"유럽 등 빈대 확산과 외국인 유입 증가가 원인으로 보여"

19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빈대(베드버그) 박멸을 위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이 학교 기숙사에서는 지난 17일 한 학생이 빈대에게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연합뉴스
19일 대구 달서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빈대(베드버그) 박멸을 위해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이 학교 기숙사에서는 지난 17일 한 학생이 빈대에게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연합뉴스

'베드버그(bedbug)'로도 불리는 빈대가 지난달 대구 계명대 기숙사, 지난 13일 인천 서구 사우나 등 전국적으로 출몰하며 시민들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방제 방안 등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31일 질병관리청, 보건복지부, 교육부, 환경부,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한 가운데 회의를 열어 공동 숙박시설 등에 대한 빈대 관리 및 방제 방안을 공유하고, 빈대가 확산하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빈대는 국내에서 1960년대 새마을 운동과 1970년대 DDT 살충제 도입 등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빈대 관련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구 계명대 기숙사에서 학생이 빈대에 물렸다는 신고가 접수돼 대학 측이 긴급 소독에 나섰다. 이달 13일에는 인천 서구 사우나에서 살아 있는 빈대 성충과 유충이 발견돼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이 밖에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 빈대가 출몰해 방역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구에선 계명대 기숙사 출몰 이후에는 빈대 관련 신고가 접수되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프랑스 등 외국에서 빈대가 퍼지며 비상이 걸린 가운데 최근 외국인의 국내 입국 증가가 맞물리면서 '빈대 소동'이 벌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최광식 경북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현재로서는 유럽 등에서 빈대가 확산되고 있고 코로나19 펜데믹 종료 이후 외국인 유입이 늘어나는 게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며 "특히 외국에서 유입된 빈대의 경우는 살충제에 대한 내성이 더욱 강한 것으로 보여 대응이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빈대는 확산 속도가 매우 빠른 데다 웬만한 살충제로는 박멸이 어려워 시민들의 공포도 크다. 흡혈 곤충 빈대는 한 번 흡혈하면 일주일 동안 혈액을 소화하며 10~15개의 알을 산란하고, 일생 동안 200~250개의 알을 산란한다. 게다가 실내 섭씨 20도 이상의 온도 조건이면 먹이 없이도 약 120일 정도를 생존할 수 있는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빈대 예방·대응 정보집'에 따르면 빈대에게 물렸다면 우선 물과 비누로 씻고 증상에 따른 치료법과 의약품 처방을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빈대로 인한 반응 시간은 사람마다 달라 최대 열흘이 걸릴 수 있다.

집이나 공동 숙박시설에 빈대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침대 매트리스나 프레임, 소파, 책장, 침구류 등 틈새를 살펴봐야 한다. 빈대의 부산물, 배설물 같은 흔적이나 노린내, 곰팡이 냄새가 나는 지점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빈대를 발견했다면 스팀 고열, 진공청소기, 오염된 직물의 건조기 소독 등 물리적 방제와 살충제 처리 등 화학적 방제를 함께 사용해야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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